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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타락한 교회를 비판함
오자성의 시 '뱀파이어 예수'
 
정연복   기사입력  2010/06/28 [10:43]
 
오늘날의 타락한 교회를 비판함 - 오자성의 시 '뱀파이어 예수'
 
 
최후의 만찬에서 뱀파이어 예수는
팔뚝을 그어 제자들에게 피를 마시게 했다
허벅지 살을 베어 먹였다, 그리고 말하였다
"너희들은 서로 잡아먹지 말라
서로 사랑하라 너희의 피와 살을 이웃에게 먼저 나눠줘라"
 
침묵하는 십자가 아래 피가 떨어지고 있었다
비린 비바람이 풀잎 끝을 스치며 지나갔다
검은 두건을 두른 뱀파이어들이 주린 하이에나처럼 몰려와
늘어진 성기를 끌며, 부산하게 떨어진 피를 핥았다
뱀파이어 예수의 마지막 외침이 천둥에 부딪쳐 흩어졌다
 
탈을 쓴 뱀파이어들이 서울로 몰려들었다
성경을 주고 양민의 피와 살을 매달 십일조로 걷어갔다
이따금 휴거를 선포해서 집을 뛰쳐나온 아내와 보석을 탈취했다
악마를 내몬다며 미성년 자매를 한꺼번에 성추행 했다
그들의 성전은 하늘을 찌를 듯 높아만 갔다 급속히 지점이 늘어났다
마침내 뱀파이어들이 서울을 점령했다 전국의 강과 산을 점령했다
나는 기민하게 그들의 피를 수혈하고 개종하였다
그래, 그렇게 해서 나는 살아남았다 저문 저녁 거리를 훔쳐본다
 
이, 이, 무슨 비-빌어먹을 광기인가
이제 동포 뱀파이어들끼리 잡아먹기인가
뱀파이어 지배자들은 피와 살 더 봉헌하라 등을 후려친다
더 사랑하라 뼈만 남은 가족마저 후려친다
새로 터진 샘물처럼 등에서 피가 돋는다
아내의 젖이 터진다 목청 터진 아이가 운다 얼른 아이의 입을 막는다
뱀파이어 군인들은 군화를 힘차게 차며 거리를 순찰한다
피와 젖이 흐르는 땅 몽땅 삽질해
뱀파이어 예수에게 봉헌하자우-, 우-, 우-, 아우성이다
(오자성·시인,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 졸업)
* 뱀파이어(vampire) : 흡혈귀
* 연세대학교 영문과와 감리교 신학대학 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으로 있다. 민중신학적 글쓰기에 관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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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6/28 [10:4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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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물인 2010/10/16 [04:08] 수정 | 삭제
  • 교회에 신도들이 가지 않으면 타락하지 않는다. 교회에 헌금을 내지 않으면 교회는 타락하지 않는다. 그리고 만약 예수를 만나면 예수를 죽이면 교회는 타락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