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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의원, 거짓말도 모자라 조작까지 하나?
[홍헌호의 진단] 국민을 속여서라도 언론법 개정하려는 시도 그만둬야
 
홍헌호
궁지에 몰린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코미디가 점입가경이다. 나경원 의원은 8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을 쏟아냈다. 

손석희 : "GDP를 2006년에 1조 2,949억, 이것은 환율계산을 잘못한 근거자료의 잘못이라고 얘기하던데요. 그게 이제 그렇게 보자면 방송부분이 차지하는 비율이 0.68% 그래서 선진국수준인 0.75% 수준으로 높여야 된다라고 하는 것이 이제 정부쪽의 얘기였는데 어제 나온 얘기는 GDP가 그 당시에 환율계산이 잘못돼가지고 원래는 8천 8백억 달러이기 때문에 이미 방송시장의 비중이 0.98%다, 그래서 포화상태가 아니냐, 그래서 일자리 더 만들기는 실질적으로 어렵지 않느냐 라는 그런 문제제기가 있었는데요"

나경원 : "제가 지금 들은 바는요. 그게 ITU보고서인가 그런데요. 그것이 방송부분에 있어서 산업이 차지하는 그 부분의 계산도 역시 똑같은 환율로 계산을 했기 때문에 GDP나 방송이나 똑같이 높게 잡혔다는 겁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비율은 같다는 얘기죠"

손석희 : "천정배 의원실에서 나온 얘기는 아무튼 다릅니다"

나경원 : "아니요. 제가 보고서를 확인한 바에 의하면 KISDI로부터 보고서를 받았는데요. 거기에 의하면 두 개 다 환율계산이 잘못되어서 결국은 비율은 똑같다고 그렇게 들었습니다"


PWC와 ITU가 환율적용의 실수를 동시에 저질렀다니

나경원 의원의 주장은 ‘방송산업 규모와 GDP 모두를 똑같은 환율로 계산했기 때문에 GDP나 방송산업이 똑같이 높게 잡혔고 그래서 결과적으로 그 비율은 같다’는 것인데 나 의원은 자신이 한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아는지 모르겠다. 

나 의원의 말이 뜻하는 바는 “각국의 방송시장 자료를 취합한 PWC와 각국의 GDP 자료를 취합한 ITU가, 2006년 대미환율 955원을 적용시켜야 할 것을 655원으로 적용시키는 실수를 동시에 저질렀다”는 것이다.

그런데 PWC와 ITU가 무슨 영화(榮華)를 보겠다고 스스로의 권위를 떨어뜨리며 2006년 대미환율 955원을 655원으로 바꾸는 실수를 동시에 저지른단 말인가. 
 
▲ (주-1) ITU : ITU가 환율착오로 잘못 만든 GDP 통계수치, (주-2) 한은 : 2006년 한국은행 GDP 통계수치, (주-3) 대미환율 : 천정배 의원실 확인 자료, 자료 : KISDI 1월 보고서를 토대로 일부 수정  

국제기구나 국제적인 컨설팅회사들은 단순히 각국에서 생산된 자료들을 취합하고 이것들을 국제비교가 가능하도록 달러화로 환산해 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이들의 보고서에서는 적용된 환율의 정확성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런데 PWC와 ITU가 발을 맞추어 2006년 대미환율 955원을 655원으로 바꾸는 실수를 동시에 저지르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아래 표는 KISDI와 나 의원의 주장이 얼마나 어이없고 황당한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
 

KISDI는 지난 1월 보고서에서 2006년 우리나라 방송시장 규모는 87.41억불, GDP는 1조 2949억불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이 2006년 GDP가 1조 2949억불이 아니라 8880억불이라고 문제를 제기했지만 막무가내였다. 

그들은 한국은행과 UN,IMF,OECD, 세계은행 통계들보다 ITU의 잘못된 통계를 더 신뢰한다고 고집을 피웠다.

그러나 언젠가는 진실은 가려지는 법. 7월 변재일 의원이 ITU로부터 그들의 통계가 잘못되었음을 확인받고, 천정배 의원이 ITU 유료데이터의 환율적용이 잘못되었음을 밝혀내자, 나 의원은 어처구니 없게도 ITU와 PWC가 동시에 똑같은 실수를 저질렀기 때문에 비율에는 차이가 없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한 것이다. 

아마도 나의원은 단순히 KISDI의 황당한 변명만을 전하는데 급급하다 보니 자신의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지도 못했던 것 같다.

영국과 미국의 방송소유규제완화효과 전혀 없었다

궁지에 몰리자 KISDI는 이번에는 MBC를 상대로 소송을 하겠다고 한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연구자로서 해서는 안 될 통계 조작을 하고, 또 한국은행의 GDP 공표자료와 크게 다른 국제기구 통계를 가져와서 그것이 한국의 GDP 통계를 생산한 한국은행의 공표 자료보다 더 정확하다고 우기고, 그것도 부족해서 이제는 국민들 앞에 사과를 하기보다는 MBC에 대해 소송을 하겠다니.              

필자의 글에 대해서도 그들은 지난 1일 해명보도자료를 통해 그럴듯한 주장을 첨부하며 자신들의 오류를 은폐하는데 급급해 했다. 

KISDI는 1일 해명보도자료에서 “2005년 영국의 방송시장 규모가 124억 파운드라고 쓴 보고서의 수치는 조작되었다.”라는 필자의 문제제기에 대해 “확인 결과 124억 파운드가 아니라 117.7억 파운드였다”고 스스로 잘못을 시인했다. 그리고 또 2005년 영국의 GDP 대비 방송시장 비율 또한 1.01%가 아니라 0.96%라고 정정했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영국방송시장 규제완화로 GDP 대비 방송시장 비율이 1998년 0.86%에서 2005년 0.96%로 꾸준히 증가하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998년과 2005년 사이 영국의 GDP 대비 방송시장 비율이 0.86%에서 0.96%로 증가했다 하여 그것을 영국방송시장 소유규제완화정책의 효과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왜 그럴까?  그 이유에 대해 서술하면 다음과 같다.

영국의 OFCOM 통계에 따르면 영국의 GDP 대비 방송시장 비율은 1998년에 0.86%에서 2001년 0.96%로 올라 선 후 2005년까지 0.94~0.96%를 유지하다, 2006년 0.90%, 2007년 0.89%로 내려앉게 된다.

문제는 영국의 GDP 대비 방송시장 비율이 1998년에 0.86%에서 2001년 0.96%로 올라간 요인이 무엇이냐 하는 것인데 KISDI처럼 그것이 방송시장의 소유규제완화 때문이라고 단정지어서는 곤란하다.       

왜냐하면 1998년과 2001년 사이, IT혁명의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한 시기에 영국만 GDP 대비 방송시장 비중이 커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PWC 자료를 분석해 보면 KISDI의 기대와 달리 방송소유규제완화를 하지 않은 선진국들의 방송시장 비중 확대율이 소유규제완화를 한 선진국들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다음에 소개하는 자료는 필자가 PWC 자료를 토대로 1998년과 2001년 사이 서유럽과 북미 선진국 18개국의 GDP 대비 방송시장 비중의 변화를 표로 나타낸 것이다.
 
▲ (출처) : PWC(2002), "Global Entertainment and Media Outlook 2002~2006"을 가공, 활용한 GDP 자료는 IMF 자료. (주) KISDI는 1월 보고서에서 영국 OFCOM 자료와 미국 PWC 자료를 동시에 활용하고 있는데 두 기관 통계수치 간에 다소 차이가 난다. (주) 이 자료는 PWC가 책자에 올린 서유럽 16개국 전부와 북미대륙의 미국,캐나다를 인용 대상으로 한 것이다.    

이 표에 의하면 1998년과 2001년 사이 영국의 GDP 대비 방송시장 비중이 0.82%에서 0.94%로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증가율은 선진국 18개국 중에서 단지 14위에 그쳤다. 미국은 고작 17위에 불과했다.    

1998년과 2001년 사이 미국과 영국의 GDP 대비 방송시장 비중 증가율은 18개 선진국들 평균 수준에 크게 못 미쳤던 것이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이것은 미국과 영국의 방송소유규제완화의 효과가 전무했거나 마이너스(-)로 나타났다는 것을 뜻한다.

국가발전에 거짓과 조작만큼 큰 장애물도 없다   
  
나경원 의원은 미디어법 아니면 내일이라도 나라가 망할 것처럼 조급해 하는 것 같다. 그러나 방송시장은 매출액으로 따져서 GDP 대비 1% 정도이고 부가가치로 따져서 GDP 대비 0.3% 시장일 뿐이다. 또 방송산업은 취업계수가 3.0 내외일 정도로 제조업처럼 고용유발효과가 낮은 산업이다.

단적으로 2000년대 우리나라의 케이블TV 시장에 대한 규제완화가 방송산업의 일자리를 늘려놓은 것은 거의 없다.  방송산업의 일자리는 2000년에도 3만명, 지금도 3만명 내외일 뿐이다. 케이블TV 시장에 대한 규제완화가 단순히 방송시장 내의 수입이전 혹은 소득이전을 가져왔을 뿐 그 자체가 방송시장을 키우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지금 국내 방송시장은 이미 GDP 대비 0.98%로 선진국 수준을 크게 상회하여 시장포화상태에 이르러 있다. 따라서 방송소유규제완화로 시장이 더 커질 가능성은 없다. 오히려 과열경쟁으로 경제적인 마이너스(-)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아야 한다.

흥미로운 것은 KISDI도 7월 7일 내놓은 보도자료에서 GDP 대비 0.96%에 도달한 영국의 방송시장을 “포화상태에 이르러 시장이 정체되어 있”다고 지적했다는 점이다. 방송의 해외수출이 우리보다 훨씬 더 용이한 영국의 방송시장 비중  0.96% 상태가 포화상태라면, GDP 대비 0.98%에 도달한 우리나라의 방송시장 포화상태는 매우 심각한 상태라 볼 수 있다.

KISDI와 나경원 의원은 혹여 국민들을 속여서라도 미디어법을 개정하는 것이 애국의 길이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은 큰 착각일 뿐이다. 국제투명성기구에 따르면 국가의 선진화 정도는 국가의 투명도와 놀라울 정도로 밀접하게 일치한다. 국가발전에 거짓과 조작만큼 큰 장애물도 없다는 이야기다.

KISDI와 나경원 의원이 하루라도 빨리 진실의 세계로 나오기를 기대한다.     
* 필자는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연구위원입니다
 
기사입력: 2009/07/08 [19:17]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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