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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살리려고 '물부족 국가'도 조작했다
[홍헌호의 진단] 일본보다 16억톤 부풀려, 2006년 건교부도 '물부족' 부정
 
홍헌호
생활용수 이용량 통계가 없는 황당한 나라

정부는 수자원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작 우리나라에는 상수도, 간이수도, 전용수도 이용량을 모두 합한 생활용수 이용량에 관한 현황 통계가 없다.(생활용수란 음용수 외에도 목욕,세탁 등등을 위한 용수를 모두 포함한다.)

왜 없을까? 기술적으로 집계가 불가능해서? 그럴 리가 있는가. 일본 총무성이 펴낸 장기시계열통계집을 보면 일본 정부는 1950년부터 상수도 이용량을 집계하고 있고, 또 1963년부터 상수도, 간이수도, 전용수도 이용량을 모두 합한 생활용수 이용량을 집계하고 있다. (http://www.stat.go.jp/data/chouki/zuhyou/10-17.xls) 그런데 1960년대도 아니고 2000년대 우리나라에 그 정도의 통계집계능력도 없다니.

이유는 간단하다. 국토해양부가 일부러 집계를 안하는 것이다. 왜 집계를 안하느냐? 그래야 국민들을 속여서 거대한 댐이나 보(洑)를 만들어 부처와 관련 산업의 사익을 달성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1년에 8억 톤의 물이 부족할 것이라는 정부의 추정치는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황당하게도 그것은 자신들이 과거에 여러 차례 만들어 놓은 추정치를 현재의 사용량이라고 간주하고 그것으로부터 미래예측을 한 것이다.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듯이 추정치가 추정치를 낳다 보니 나중에는 현실과 동떨어진 기괴하기 짝이 없는 ‘8억 톤 물부족국가’라는 엉터리 신화가 나온 것이다.

2005년 일본의 1일 1인당 생활용수 사용량은 352리터

우리나라와 자주 비교되는 일본의 생활용수 사용량은 어느 정도일까. 다음에 소개하는 자료는 일본 총무성의 장기시계열통계집을 토대로 일본의 생활용수 1일 1인당 사용량을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다.
 
▲ (출처) : 일본 총무성, 일본의 장기통계계열, 일본의 통계를 가공    

이 자료를 보면 1970년대와 1980년대에는 경제성장과 삶의 질 향상에 힘입어 일본의 생활용수 1일 1인당 사용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1990년대 이후에는 사용량 372리터를 정점으로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다.

국토부의 1일 1인당 생활용수 사용량 추정치는 무려 453리터 

2010년 이후 우리나라의 생활용수 이용량은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 IMF는 대만, 이스라엘 등과 함께 우리나라를 선진국 33개국의 일원으로 포함시키고 있다. 그런데 선진국이 되면 자동차 보유량이나 물 사용량 등이 유사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경제가 일정 정도 궤도에 이르면 1인당 쌀소비 증가율이 정체상태에 이르러 국가간의 1인당 쌀소비량 간에 차이가 없어지는 것과 유사한 현상이다.

선진국들의 이런 현상에 비추어 볼 때 향후 우리나라의 1일 1인당 생활용수 사용량도 1990년 이후 일본과 유사하게 370~400리터 선에서 정점을 이룬 후 정체상태를 보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할 수 있다.

물론 국가간 문화적인 차이가 1인당 생활용수 사용량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선진국들 중에서 일본의 1인당 생활용수 사용량이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일본의 현재 사용량 수준을 우리의 미래 수요량 예측에 활용하는 것이 결코 과도한 것은 아니다.   
 
▲ (출처) : 환경부, 환경기본통계편람, 2000    

그러나 국토해양부는 이런 선진국의 과거 경험 따위에는 관심조차 없다. 선진국들의 경험을 살피기보다는 임의적인 가정으로 과장된 수치 만들기에 열중이다. 이들이 임의적인 가정으로 만들어 놓은 우리나라 생활용수 수요량 추정치는 다음과 같다.
 
▲ (출처) : 건설교통부 자료를 가공, (원자료 출처) 1985~1996년 자료 : 건설교통부, 국토이용에 관한 연차보고서, (원자료 출처) 2001~2016년 자료 : 건설교통부, 2001년 수립한 수자원장기종합계획  

그림에서 보다시피 이들이 임의적인 가정으로 만들어 놓은 2006년 우리나라 1일 1인당 생활용수 수요량 추정치는 무려 453리터에 달한다.

일본정부가 집계한 일본의 1일 1인당 생활용수 사용량과 우리나라 국토해양부가 임의적으로 추정한 생활용수 수요량 사이에는 어느 정도 차이가 날까.

아래 그림은 우리나라의 경제수준과 생활수준이 일본보다 11년간 뒤쳐져 있다고 가정하고 한국과 일본의 1인당 1일 생활용수 수요량 추정치와 일본의 사용량 통계치를 비교해 놓은 것이다. 이 자료를 보면 전자와 후자 사이에는 무려 76~104리터나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 (주) 한국의 경제수준과 생활수준이 일본보다 11년간 뒤쳐졌다고 가정하고 한국의 1인당 1일 생활용수 수요량 추정치와 일본의 사용량 통계치를 비교해 본 것임.  

생활용수 수요과다예측으로 16억톤 물수요 부풀려

1인당 1일 생활용수 사용량이 76~104리터 과다 추정될 경우 전체 물수요량은 어느 정도 과다 추정될까? 그것을 계산하는 것은 아주 간단하다.

* 1인당 1일 생활용수 과다추정량 = 76~104리터
* 1인당 1년(365일) 생활용수 과다추정량 = 27,740~37,960리터
* 전인구 4899만명(2011년) 생활용수 과다추정량 = 13.6억 ㎥ ~ 18.6억 ㎥(평균 16.1억 ㎥) 

즉 국토해양부는 우리나라 생활용수의 미래 수요량를 일본에 비하여 평균 16억톤이나 부풀려 놓은 것이다. 그리고 나서 우리나라 물공급량이 자신들이 임의로 만들어 놓은 수요량에 미치지 못하니 우리나라는 ‘8억톤의 물이 부족한 국가’라고 우기고 있는 것이다.  황당무계한 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

4대강 정비사업도 이런 황당무계한 코미디를 그 밑바닥에 깔고 있다. 이들은 낙동강에 물이 부족하다며 10.2억 톤의 물을 추가로 가두어 놓겠다고 한다. (보 8개 설치하여 5.3억톤, 하구둑 보강으로 1.4억톤, 댐 건설로 2.5억톤, 농업용 저수지로 1.0억톤)

그리고 그 사업의 일환으로 안동댐에서 함안보에 걸쳐 8개의 보를 건설하고 하도를 4.4 억 ㎥나 준설하여 도합 5.1억 톤의 물을 추가로 확보하겠다고 한다. 그들의 계획대로 안동댐에서 함안보에 걸쳐 5.1억톤의 물이 추가로 확보되면 수심 10m, 폭 200~400m에 달하는 거대한 물그릇 8개가 완성된다.

물론 수심 10m, 폭 200~400m에 달하는 거대한 물그릇 8개는 대운하를 충분히 가능케 하고도 남는다. 그동안 MB정부는 대운하를 만들려면 수심 6.1m 이상의 물이 이 필요하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다.

우리나라 상수도 시설의 평균 가동률이 50% 내외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의 상수도 사정은 어떨까. 국토해양부와 수자원공사의 호들갑스러운 거짓말과 달리 상수도 시설의 평균 가동률은 50%를 약간 웃돌 정도로 낮은 상태에 머물러 있다.

 “상수도 시설용량이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1인당 물 사용량과 상수도 가동률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감소 추세여서 상수도 관련 시설에 대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중복.과잉투자가 심각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1인당 물 사용량이 감소추세를 보이면서 상수도 시설의 평균 가동률이 50%를 약간 웃돌 정도로 떨어지고 있어 '우리나라가 물 부족 국가가 될 것'이란 일각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2005년 9월 6일자)

“만성적인 물부족 국가로 분류돼온 우리나라에서 최근 수십 년째 수돗물이 남아돌고, 올해 처음으로 생수(生水) 수출이 수입을 능가하는 등 기현상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그 동안 물부족 옹호론을 펴며 댐건설의 필요성을 주장하던 건설교통부조차도 물부족 국가라는 표현을 쓰지 않기로 하는 등 물부족국가냐 여부를 놓고 논란이 되고 있다.” (<매일경제신문> 2006년 3월 21일자.)
 
▲ (출처) 1971~1986년 자료는 건설부의 건설통계연보, 1991~2006년 자료는 환경부의 환경통계연감    

UN의 지구환경보고서, 한국의 환경파괴적인 댐건설 우려   

현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물부족국가’라는 엉터리 신화는 국민들의 뇌리에  굳건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 도대체 이런 엉터리 신화는 어디에 그 근거를 두고 있는 것일까.

이 엉터리 신화의 실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국토생태본부 처장이 2003년 3월 19일 <오마이뉴스>에 쓴 기고문, <한국은 'UN이 정한 물부족국가' 아니다>를 읽어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굳건한 '물부족국가의 신화'가 얼마나 근거있는지, 답답한 마음에 확인에 나섰다. 우선 건교부 수자원정책과에 물었더니, UN 기구인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에서 국민 1인당 연간 '물이용가능량'을 조사했는데 한국은 1520톤 밖에 안돼 리비아·모로코·이집트·오만 등과 함께 물부족국가로 분류되었다고 한다. '물이용가능량'이란 빗물 중 하천으로 흘러들어 오는 양을 인구수로 나눈 것인데, 1700톤 이상이면 물 풍요국, 1700-1000톤이면 물부족국, 1000 미만이면 물기근국이라고 한다.

하지만 PAI의 홈페이지를 직접 살펴보니, PAI는 인구문제 해결에 관심을 둔 미국의 사설연구소일 뿐, 유엔의 기구나 지원을 받는 단체가 아니었다. 더구나 인용했다는 <지속가능한 물 : 인구와 이용가능한 물 공급의 미래>에는 건교부가 주장하는 내용이 실려있지 않았다.도리어 PAI는 위 분류방법을 Falkenmark 박사에게서 빌려왔는데, 다른 수리학자들과 전문가들은 인류가 건강한 생활을 위해 필요한 물의 양의 기준으로 1000톤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을 함께 밝혔다.

이번에는 환경부 수도정책과에 물었다. 역시 마찬가지로 UN PAI 얘기를 꺼냈다. 하지만 PAI는 UN기관이 아니라고 하자, PAI의 기준을 UN의 기구인 UNEP에서 널리 인용하고 있으니 UN의 의견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인용자료로 UNEP가 발행한 지구환경보고서를 들었다. 하지만 그 곳 어디에도 한국을 물부족국가로 염려한 구절은 없었으며, 도리어 댐에 의한 생태계의 단절과 파괴를 우려하고, 강의 관리과정에 다양한 사회집단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들을 주로 권고하고 있었다.”

2006년 건교부, “한국이 물부족국가라는 것은 논리적 비약”    

흥미로운 것은 건설교통부 스스로도 2006년 9월에 발표한 <수자원장기종합계획>(2006~2020)에서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의 분류기준에 대하여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에서 발표한 지수는 인구증가로 인한 물부족을 경고하기 위한 성격이 강한 지표라고 할 수 있으며, 수자원의 개발과 이용에 관한 일반적인 지표라고 보기는곤란하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이 분류에 따라 우리나라를 물부족국가로 분류하고, 물이 부족하므로 수자원을 개발하여야 한다는 논리로 비약시키면서 이 지표의 유용성에 대한 많은 문제제기가 있었다.”( 건설교통부, <수자원장기종합계획>(2006~2020), 174쪽)

더 나아가 건설교통부는 2001년에 자신들이 만든 <수자원장기종합계획>을 2006년에 큰 폭으로 수정하기도 했었다.
 
▲ (출처) : 건설교통부, <수자원장기종합계획>,2001년도,2006년도    

물론 필자는 건설교통부가 2001년도에 발표한 <수자원장기종합계획>과 더불어 2006년도에 발표한 <수자원장기종합계획>(2006~2020)에 대해서도 전혀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어쨌거나 건설교통부 스스로 자신들이 2001년에 만든 <수자원장기종합계획>이 엉터리였음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렇다면 일부 지역의 제한급수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그것은 도서지역과 산악지역이 많은 우리 국토의 특수성을 반영하는 것일 뿐, 그 자체가 ‘물부족국가’라는 엉터리 신화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비유하자면 설과 추석 때 고속도로에 정체현상이 나타난다 하여 그것을 근거로 우리나라 도로확보율이 낮다고 주장하며 설과 추석에도 시속 100km 주행이 보장되는 도로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어이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글을 맺으며

공무원들 중에서도 그 일부는 그 누구보다 더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열심히 일한다는 것 자체가 미덕이 될 수는 없다. 올바른 일을 열심히 할 때만 그것은 박수를 받을 수 있는 일이 된다.

조직의 특성상 공무원들이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은 필자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일부 공무원들처럼 국민들을 속이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영혼을 적극적으로 팔아서는 곤란하다. 공무원들에게 자신의 개인적인 사익까지 희생하며 진실을 지키라고 요구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국민을 속이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공무원들의 행태는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 필자는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연구위원입니다
 
기사입력: 2009/07/01 [14:07]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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