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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뒷전, 부동산에 올인하는 MB정부
[논단] 부동산 세제 완화 및 공급확대로 경기부양 기대는 파국 지름길
 
이태경
MB정부가 부동산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부동산관련 세제는 대폭 완화시키고 재건축 및 재개발은 적극 활성화시키겠다는 것이 지금까지 드러난 부동산 경기 부양책의 골자다.
 
부동산 세제는 묶고, 공급은 풀고
 
MB정부의 부동산 세제 후퇴 정책이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정부가 9월 1일 발표한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경제재도약 세제, 2008년 세제개편안’에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에 대한 감면안이 포함된 것이다.
 
정부가 발표한 종부세 감면안을 보면 올해 90%까지 인상할 예정이던 과표적용률을 지난해 수준인 80%로 동결하고, 세부담 상한선도 전년대비 300%에서 150%로 제한하며, 종부세액의 20%에 해당하는 농어촌특별세를 폐지해 세부담을 일괄적으로 덜어주는 방안들이 담겨있음을 알 수 있다.
 
농어촌특별세를 일괄적으로 폐지해 보유세에 큰 구멍을 내고 세 부담 상한선을 줄인 것도 비판받을 일이지만, 정부가 발표한 종부세 감면안은 지난 8월 한나라당이 발표한 재산세 감면안과 맥락을 같이 하면서 참여정부가 추진한 보유세 현실화 정책의 사실상 폐지를 선언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이번 개편안에서 종부세 보완책을 마련했고 전반적인 종부세 개편은 지금 관계부처와 함께 마련 중인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한 종합대책과 함께 이르면 9월 하순께 발표하겠다.”는 발언과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의 “헌재에서 (종부세 과세기준의 세대별 합산 문제와 관련) 9월12일 판정을 내릴 것이므로 이 문제에 대해서는 헌재 결정 과정에 따라 보완해야 한다”는 발언을 보면 MB정부와 한나라당이 원하는 것이 단지 종부세를 현 수준으로 동결하는 것이 아님이 분명하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지금까지 보인 행태를 보면 조만간 종부세 과세기준을 높이고 세대별 합산을 인별로 전환하는 등의 방향으로 종부세법을 개정하려고 할 것이 확실하다. 헌재가 세대별 합산 등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면 정부와 한나라당은 홀가분하게 종부세를 형해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번 9.1세제개편안에는 양도세 감면안도 담겨 있다. 비과세 기준금액을 6억 원에서 9억 원으로 상향조정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는 10년 보유 시 80%까지 공제하며, 양도세율도 6~33%로 하향 조정하는 것이 골자이고, 1세대 2주택 중과에서 제외되는 저가주택 기준을 종전 1억 원에서 광역시의 3억 원 주택까지 넓히는 방안도 포함시켰다. 1가구1주택 보유자 729만 가구 가운데 6억원 초과 주택은 4.0%(29만 가구)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양도세 감면 혜택은 극소수에게 돌아가는 셈이다.
 
특기할 만한 것은 정부가 이번 세재개편안에 상속·증여세의 세율을 최고 50%에서 33%까지 낮추는 방안과 1가구1주택 상속 때 5억원 한도에서 40%를 공제하는 '효도공제'를 신설했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되면 1주택 상속주택가액이 15억인 경우 상속세가 면제된다.
 
상속·증여세를 인하하는 것은 고가주택을 보유한 사람들에게 큰 혜택을 주는 것인데 역설적인 건 이런 조치가 상속 및 증여를 유도해 오히려 거래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점이다.
 
한편 신도시 2곳 추가 개발만으로는 흡족하지 않았던지 MB는 2일 일자리 창출 대책과 관련해 “건축 경기가 서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통해 일자리 늘리기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해 사실상 재건축 및 재개발 활성화를 경기부양의 중요한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에서는 MB의 의중이 그런 것이 아니었다고 적극 해명하고 있지만 왠지 궁색해 보인다.
 
오히려 경인운하 개발 재개를 발표한 것을 볼 때 MB가 신도시 건설 및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대규모 토목 사업 착수 등의 부동산 경기 부양책을 통해 경제난국을 타개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추정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경제를 살릴 비책이 고작 부동산 경기 부양이라니?
 
주지하다시피 많은 유권자들이 수다한 흠결이 있음에도 불고하고 MB를 대통령으로 선택한 것은 그가 한국경제를 한결 낫게 만들 비장의 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MB가 경제회생을 위해 내놓은 비책이라고는 개발독재 시대의 유물인 건설·토목 사업 뿐이다. MB와 그의 막료들이 하는 언행을 보면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사정이 달리 변할 것 같지도 않다.
 
현 시점에서 국민경제를 파국으로 몰고 갈 수도 있는 부동산 경기부양책을 마치 경제 살리기의 묘방인 것처럼 생각하는 대통령을 그것도 임기가 4년 6개월이나 남은 대통령을 둔 대한민국 국민들의 처지가 안쓰럽기만 하다.

* 글쓴이는 <대자보> 편집위원, 토지정의시민연대(www.landjustice.or.kr) 사무처장, 토지+자유 연구소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블로그는 http://blog.daum.net/changethecorea 입니다.
대자보 등에 기고한 칼럼을 모은 [한국사회의 속살] [투기공화국의 풍경]의 저자이고, 공저로는 [이명박 시대의 대한민국], [부동산 신화는 없다], [위기의 부동산]이 있습니다.
 
기사입력: 2008/09/03 [17:04]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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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는 <대자보> 편집위원, 토지정의시민연대(www.landjustice.or.kr)에서 사무처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블로그는 http://blog.daum.net/changethecorea 입니다. 대자보 등에 기고한 칼럼을 모은 [한국사회의 속살] 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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