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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과 아류들의 '이명박 알리바이 저널리즘'
[양문석의 언론시평] '후보 검증 말아야' 구도 몰아간 수구신문의 보도
 
양문석
조선 중앙 동아(이하 조중동)와 그 아류신문들이 한국 신문시장의 95%을 '점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간지로 따지면 경제신문과 대부분의 전문지는 조중동의 아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종합일간지 가운데도 종교적 색깔을 강하게 가지고 있는 국민일보 세계일보 류들은 사실상 정치 경제 영역에서 조중동 따라하기에 여념이 없을 정도다.
 
그리고 문화일보는 도색잡지로서 그 명성을 익히 우리가 들어왔고 보아왔다. 경제적 영역에서 조중동과 약간의 차이를 드러낸다. 하지만 그 차이도 저널리즘의 정도를 걷는 과정에서 나온 차이가 아니라 극히 사적인 수준의 차이이다. 현대계열 신문답게 적어도 삼성관련 기사만은 침묵하고 알리바이만 남기는 보도는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조중동과의 차이를 드러낼 뿐 다른 영역은 철저하게 조중동을 추종하거나 오히려 과도하게 넘어서기까지 한다. 특히 정치영역에서는 오히려 조중동 뺨치는 보도태도를 보인다.
 
2007년 대선, '알리바이 저널리즘'의 등장
 
최근 대통령선거에서 가장 큰 쟁점 중 하나로 부상한 이명박 후보의 BBK 검증에 대해서 조중동과 그 아류들은 과도한 ‘알리바이저널리즘’을 구사하고 있다. 이 때 '알리바이저널리즘'이란 ‘언론사주나 고위간부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선호하는 특정집단이나 사람에게 불리한 내용은 역사기록용으로 흔적 즉 알리바이만 남기는 축소보도의 한 형태’로 규정하고자 한다. 당연히 조중동과 그 아류들은 한나라당과 한나라당 대선 후보 이명박의 검증과정에서, 그리고 삼성비자금 문제에서 알리바이저널리즘을 구사하거나 구사한 대표선수들이다.
 
그런데 알리바이저널리즘의 대표선수들이 이제는 상식을 가장한 정파적 보도하면서 오히려 다른 저널리즘의 원칙에 입각한 상식적인 보도를 하고 있는 언론사들을 향해 공격을 하고 있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는 고어를 국민들에게 아주 쉽게 설명해주려고 이런 ‘짓’을 하고 있는 걸일까?
 
여기서 먼저 정파성에 대한 개념을 좀 정리하고 넘어가자. 한국에서 정파성은 상식과 비상식의 논리 대결에서도 상식적인 말을 하는 집단과 비상식인 주장을 하는 집단으로 나누어 각각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붙이는 꼬리표 성격이 강하다. 예를 들어 ‘남북통일의 환경을 만들자’는 주장을 노무현이 하고, 일부 언론들이 이를 지지하는 사설이나 칼럼을 내보내거나 크게 보도하면 이들은 친정권적 매체가 되는 것이 언론의 정파성이 적용되고 있는 한국의 현실이다. 그 내용이 상식이고, 한민족 전체의 바람이지만 이를 주장하는 자와 지지하는 자를 특정집단의 홍위병으로 삼아 정파적인 집단이나 매체로 되려 매도하는 것이다. 
 
대통령 선거시기다. 대선을 앞두고 예를 든다면 ‘후보 검증을 철저히 해야 한다’며 ‘후보의 살아온 길과 살아갈 길로서 정책공약’에 대해서 보도량을 늘리고 칼럼과 사설을 내 보내는 것은 상식이지 정파성이 아니다. 한데 언제부터인지 이런 상식을 지지하는 자와 집단이 특정 정파 지지자로 몰리고, 몰이성 몰상식 몰합리한 자들의 대척점에 선 집단과 매체가 정파주의의 프레임에 갇히게 되었다. 통탄할 일이다.
 
그 중심에 한국의 주류신문들이 서 있다. 상식과 몰상식의 프레임으로 현재 한국 서울산 종합일간지의 성향과 보도태도를 비판하거나 평가하는 것이 타당한 일이나, 독자들의 독해 편의를 고려하여 정파성으로 논의를 풀어가자면, 구체적으로 수구보수세력과 개혁진보세력 쯤으로 이분하여 정도의 차이를 보면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우리나라 신문의 정파성은 크게 2번의 전환점을 보여준다.
 
조중동 Vs 한경, 그리고 중간지대
 
먼저 김대중 정부 때는 한겨레신문을 제외하고 1면 톱기사 제목까지 유사한 보도경향을 보여 준 것이 종합일간지의 일반적인 보도흐름이었다. 하지만 김대중 정부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경향신문이 한화그룹으로부터 독립하여 자생적인 언론사로서 자리매김한다. 이 과정에서 한겨레신문만의 독자적인 편집경향과 논조는 경향신문과 일정하게 경쟁하면서 개혁진보진영의 일반적인 담론을 다루기 시작하고, 서울신문이 대한매일로 제호를 변경하면서 소위 말하는 '한경대'시대를 연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서울신문이 본격적인 경영난과 내부분열 그리고 현대계열사 사장 출신 경영인을 영입한 이후 ‘한경대’시대는 사그라들고 다시 ‘한-경’시대로 회귀한다. 대한매일이 서울신문으로 다시 제호를 바꾸면서 논조마저 서울신문의 부정적 이미지를 고스란히 답습한 것이다.
 
또 하나의 계기는 한국일보의 변화다. 사주와 일가친척들의 회사 돈 횡령 등으로 경영난이 가중됨으로써 한국일보의 전성시대를 넘겨버리고 끊임없는 추락에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한국일보. 한국일보가 지난 해부터 사주권력이 약화됨으로 인해 기자들의 자율성이 대폭 확장됨으로써 남아있는 최소한의 양심이 지면에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다. 최근 삼성광고 그늘에서 숨어있는 한국언론의 문제를 통렬하게 질타하는 보도까지 등장시키며, 종합일간지 성향상 중간지대 쪽으로 나오고 있다. 
 
▲대선보도에 있어서 조중동의 보도 프레임이 맹위를 떨치면서 개혁진보 진영 뿐 아니라 중간지대에 있는 여타 신문들까지 논조에 영향을 받는 등 전체적으로 혼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 대자보

 
한국일보의 중간지대 구축은 서울신문의 논조에 영향을 주고, 역으로 서울신문의 논조가 한국일보의 논조에 영향을 주면서 차별적 정체성을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다.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을 한 축으로 하는 개혁진보세력의 담론과 유사한 성향을 보이면서 저널리즘의 원칙에 가까운 상식선에 접근해 있다면, 조중동과 그의 아류그룹들은 수구보수세력의 담론을 일방적으로 반명하며 몰상식 선에 접근해 있고, 이들 부류의 중간지대에 서울신문과 한국일보가 옮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이념상 정리하면 극우 우파 그룹으로 조중동 문화 국민 세계 등의 신문들이 자리 잡고, 중도파 그룹으로 경향 한겨레신문이, 그 사이에 중도우파 그룹으로 서울신문과 한국일보가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런 구도가 노무현정부 이후 조금씩 변해 오다가 올해 들어 좀 더 명확해 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조중동의 의제설정과 의제해설은 무한한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 조중동과 그 아류신문들 뿐만 아니라 한국일보와 서울신문의 논조까지 끊임없이 자극하며 조중동과 유사하지 않으면 데스크들이 불안한 심리상태를 드러낼 정도로 조중동의 영향력은 무시무시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이명박이라는 키워드를 바라보는 태도다. 시민단체는 매 선거 때마다 줄기차게 정책보도를 요청해 왔다. 2002년 대통령선거에서 필자는 ‘쫄쫄이저널리즘’이라는 신조어를 동원해 가면서 한국언론의 보도태도를 비판했다. 즉 기자들이 후보자를 쫄쫄 따라다니며 그들의 입만 바라보며 취재하고 보도한다는 비아냥거림을 잔뜩 담아 쫄쫄이저널리즘이란 비난했다.
 
당시 대선관련 보도의 90% 이상이 쫄쫄이저널리즘이었다. 그래서 정책검증보도를 포함한 후보검증을 최소한 30% 수준까지만 끌어올리자며 대선 내내 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결국은 쫄쫄이저널리즘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한국언론의 대선보도는 그렇게 끝났다. 이후 총선과 지자체 선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후보 아닌 ‘검증’에 논란 만드는 조중동 
 
한데 최근 들어 조중동의 의제설정 중 하나가 후보검증으로 날 새우는 한국의 정치판과 언론(!)에 대한 질타가 눈에 띈다. 11월 내내 이런 담론을 확산시키며 전체 언론의 보도방향을 바꾸려는 노력이 놀랍다. 11월22일 조선일보 프랑스 파리 특파원 강경희 기자가 쓴 칼럼 <불 대선이 우리와 다른 것>을 보면 놀랍다.
 
“…프랑스는 각 신문들이 분명하게 정치적 색깔을 갖고, 특정후보를 공개지지한다는 점이 한국과 다르다. 그러나 ‘어느 후보 편이냐’로 열 올리기보다는 프랑스 사회를 ‘종합진찰’하는 데 더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르몽드는 매일 한 가지 주제별로 시각이 다른 전문가 토론을 대비시키며 프랑스 사회를 진단하는 기획을 꾸준히 게재했다. 르 피가로는 ‘프랑스에 대한 감사’라는 섹션을 통해 정치 경제 사회 복지 등 분야별로 프랑스 사회의 국제적 위상과 문제저을 짚어나간다…. 대선은 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를 ‘심층학습, 종합분석’할 가장 중요한 기회다. 대선을 계기로 나라가 어떻게 걸어왔는지, 문제점은 무엇인지,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다 함께 고민하는 것이다…. 한국의 ‘보따리정당’에는 별로 기대할 게 없다치더라도 언론만이라도 이런 무게중심을 잡아주면 좋으련만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의혹’과 ‘폭로’에 뒤덮여 차분하게 나침반 역할을 할 여유가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
 
구구절절 옳은 말처럼 보인다. 하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은 이유가 뭘까? 최근 조중동이 시민단체의 활동가나 성명서를 아주 적극적으로 지면에 반영하고 있다. 중간광고 논의에서 시민단체의 반대 성명이나 발언이 그것인데, 평소답지 않게 시민단체를 높이 평가해 주고, 자신들이 규정한, ‘현 정권의 홍위병’의 목소리를 날만 새면 보도했다. 그들에게는 마른 땅의 단비였던 모양이다. 왜냐고? 그것은 지상파와 신문 간의 패싸움이었기 때문에 시민단체를 자신들의 홍위병으로 동원한 것이다. 언제부터 그렇게 언론관계 시민단체의 목소리에 귀 열어두고 살았는지 모르겠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하면 기존의 논조와 방침 그리고 보도관행마저도 언제든지 바꿀 수 있는 ‘아전인수식 보도행태’가 골수까지 박혀 있는 집단이다.
 
돌아가서, 조선일보 강경희 파리 특파원의 입을 빌어 주장하는 정책보도의 필요성 강조와 마지막 문장의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의혹’과 ‘폭로’에 뒤덮여…’는 여러가지 의미로 분석할 수 있다.
 
첫째, 그들의 이명박 BBK사건에 대한 소극적인 보도태도, 즉 알리바이저널리즘을 의식한 탈출구로서 정책검증에 집중하자고 주장한다는 점이다. 조중동과 그 아류들은 삼성비자금관련 보도와 더불어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BBK관련 보도에 대해서 아주 소극적이며 최소한의 알리바이성 보도로 방어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자신들의 보도태도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해야 할 나름의 논리적 근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둘째, 후보검증에는 후보가 살아온 길에 대한 개인 검증과 더불어 후보의 정책에 대한 정책검증이 포함되어 있는 개념이다. 한데 굳이 후보검증과 정책검증을 개념상 분리함으로써 현재 조중동과 그 아류가 노골적으로 지지하는 이명박후보를 보호하고자 애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개념마저 자의적으로 정의하고, 이를 정당한 대선보도라고 선전하고자 하는 태도가 안타까울 뿐이다. ‘일반상식’을 정치정세에 따라 동원했다가 폐기하고, 폐기했다고 동원하는 조선일보와 그 아류들의 아전인수격 상식과 개념 처리기법이다.
 
그들의 수법대로 하자면, 한나라당 후보가 후보개인검증의 도마 위에서 있지 않고 다른 당 후보가 도마 위에 올린 생선모양이면 이렇게 주장했을 것이다. ‘미국의 대통령선거 보도를 보면 철저하게 후보개인을 검증한다. 묘령의 여인과 함께 찍은 사진 한 장이 공개되자 미국의 유력한 대선후보였던 게리 하트 후보가 사퇴했다. 또 불법 이민자를 가정부로 썼다고 해서 유력후보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며 후보개인검증의 정당성을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차용했을 것이다. 지금 굳이 후보검증에서 정책검증을 분리시켜 언론의 보도가 정책검증 중심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프랑스 사례를 차용했듯이.
 
이렇듯 특정후보를 지지하기 위한 여러가지 수법 중 현재 후보개인검증이라는 정당한 보도태도마저 조중동과 그의 아류 신문들은 불편하다. 그리고 후보개인검증을 적극적으로 보도하는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이 불편하다.
 
누가 누구를 향해서 돌을 던져야 하는가
 
이후 관전 포인트는 바로 지상파를 겨냥한 비난일 것이다. 즉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 등이 후보개인검증에 대한 기사를 보도하고, 지상파방송이 이를 저녁 뉴스에서 보도하기를 계속한다면 지상파방송 특히 공영방송 KBS MBC가 대선에 개입한다, 불공정방송의 전형이다, 특정정파에 줄섰다 등의 논리로 맞불을 놓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정리하자면, 이들은 항상 그랬다. 후보개인검증조차 하지 말아야 할 보도영역으로 조작적으로 규정하고, 오로지 미래를 위해서 정책에 대한 검증에 집중하자는, 뿌리는 보지 말고 가지만 보자는 선전선동은 아주 세련된 사기행각이다.
 
문제는 조중동과 그 아류들은 조중동식의 이런 선전선동이 먹혀들어가도 괜찮으나 서울신문이나 한국일보 등 중간지대에 있는 언론들의 보도태도가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또한 조중동과 그 아류들이 95%이상 차지하고 있는 신문의 여론시장에서 이들의 속임수가 먹혀들까봐 두렵다.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상식과 몰상식의 대결이다. 이성과 몰이성의 충돌이다. 합리와 몰합리의 전선이다. 이것이 지금 대선과정에서 대리전처럼 착시현상이 일어나는 언론들의 보도태도에 대한 평가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누가 누구를 향해서 돌을 던져야 하는지 분명하다. 한데 오히려 돌을 맞아야 할 집단이 돌을 던지고 있는 작금의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 본문은 <열린미디어 열린사회> 2007년 하반기호 기고문이며, 대선 직전에 발표됐습니다.

* 글쓴이는 현재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입니다.
언론학 박사이며,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과
대자보 논설위원을 역임했습니다.

*블로그 : http://yms7227.mediaus.co.kr/
 
기사입력: 2007/12/22 [14:51]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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