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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문국현 vs. 조중동의 이명박
[양문석의 언론시평] 유력후보 홈페이지 역할은 언론 역할 포기한 행위
 
양문석
네이버 검색창에 '문국현'을 치면 '오마이뉴스의 문국현 vs. 조중동의 이명박'이라는 하두치님의 '코끼리가 들려 주는 이야기'가 있다. 핵심을 추려 보면 이런 내용이다.
 
이명박 vs. 문국현
"가짜경제 - 진짜경제"
"재벌경제 - 중소기업 경제"
"돈과 개발 - 인간과 환경"
"부자경제 - 서민경제"
"나라 동강내는 운하 & 시멘트 - 우리나라 푸르게 & 나무"
"해고 시키는 사장 - 평생교육 시켜 주는 사장"
"자식귀족학교 & 위장전입 - 두 딸은 비정규직"
"각종 땅 투기 의혹 - 월급의 절반 사회기부"

 
지난 열흘 동안 오마이뉴스의 본 기사부터 댓글까지 이어지는 '문비어천가'의 내용을 아주 간결하게 요약한 문국현의 긍정적인 캐릭터를 지난 1년간 한나라당 경선과정에서 드러난 이명박의 부정적인 캐릭터와 비교한 글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이 글을 쓰야 하는 이유가 생겼다. 하두치님이 이런 이야기를 들려 주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난 또 다른 대비를 보고 있다.

오마이뉴스의 문국현 대 조중동의 이명박이다.
지지 기반 지명도도 없는 문국현을 받쳐주는 네티즌과 오마이뉴스.
한국의 3대 (보수)일간지 조선, 중앙, 동아의 삼발이를 딛고 선 이명박.
이 얼마나 재밌는가?

 
확실히 재미는 있다. '오마이뉴스의 문국현 vs. 조중동의 이명박'으로 대비시키는 이 절묘함. 검증국면에서 검증을 '한나라당의 분열 획책'으로 몰아가며, 검증을 요구하는 박근혜와 그의 캠프에 '언론개혁' 특히 조중동의 개혁이 왜 필요한지를 생생하게 체험하게 해 준 조중동의 선거개입과 이명박을 향한 일편단심 사모곡을 우리는 들었다.
 
두 번의 '대통령만들기'에 실패함으로써 '잃어버린 10년'을 보상받으려는 조중동. 이명박과  한나라당은 조중동과 더불어 자신들이 쥐고 있던 ‘권력을 잃어버린 10년'인데도 국민까지 ‘잃어버린 10년’의 카피라이트로 포섭하려다가 예의 노무현에게 한 방 야무지게 맞는다.  '10년 전 IMF 직후 우리는 뭘 가지고 있었기에 잃어버린 10년인가'라며 노무현은 조중동과 한나라당의 이명박을 후려 팬다. 하기야 종합주가지수가 10년 전에는 600전후였는데, 지금은 2,000선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으니, 노무현 입장에서는 ‘내가 경제대통령’이고 ‘되찾아 이자까지 불린 10년’이라고 말하고 싶을 터.
 
그래도 지구는 돈다며 읊조리던 갈릴레오를 표절하듯, 그래도 대통령은 이명박이어야 한다며 읊조리는 조중동이 그 나마 제대로 만들어 낸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박근혜 지지자들의 눈물이요, 또 다른 하나가 바로 경제대통령이라는 대선프레임이다. 사실상 이번 선거의 핵심쟁점은 경제며,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사람은 이명박이라는 도식으로 50%를 상회하는 지지율을 유지하는데 결정적인 나팔수 역을 자임한 조중동.
 
한편, 경제프레임에는 경제프레임으로 대응하는 것이 정답이라며 맞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이 있으니 그 이름하여 문국현!!! 아마도 박근혜가 당내 경선에서 당선되었다면 범여권에서는 '추미애'나 '한명숙' 주가가 급등했겠지만, 문국현의 입장에서는 다행히 이명박이 당선되니 그 동안 이리저리 주판알을 굴리기를 그만 두고 곧장 '대선출마'를 선언한다. 1년 동안 이명박이 한나라당 후보가 되기를 조중동만큼이나 기다렸을 법한 문국현. 하지만 문제는 이명박에게는 조중동이 있는데, 문국현에게는 조중동과 같은 언론매체가 없었다. 또 노무현에게는 ‘바람잡이’ 유시민이 있었지만 문국현에게는 유시민과 개혁당같은 바람잡이가 없었다.
 
그런데 백기사가 나타났다. 오마이뉴스 대표 오연호가 느닷없이 '노무현의 유시민'같이 '문국현의 김헌태'를 포착한 것이다. 여론조사전문가 김헌태를 5년 전 ‘노무현의 유시민’ 역할로 부각시키며 그 동안 다른 여론조사전문가와 달리 예측성을 높이 평가받고 있던 김헌태의 입으로 '문국현이 이번에 대통령이 된다'는 예언을 하게 만든다. 예언자의 한 마디는 적어도 인터넷판에서는 광야를 다 태우는 불쏘시개 역할을 톡톡히 한다. 불과 열흘만에 1%미만의 지지율을 3%까지 끌어올리는 동력을 만들어 낸 것이다.
 
오마이뉴스 대표 오연호의 장문 기사에 수 십 개 수 백 개의 댓글이 달리기 시작한다. 오마이뉴스는 386이라는 키워드도 동원할 줄 알았다. 문국현과 이인영의 대담으로 386정치에 대해서 평가하며 수많은 네티즌들에게 동원 명령을 내린다.
 
가서 보라. 이제는 문국현이 쓴 책까지 기사처럼 광고로 붙여놓고, 온통 문국현 관련 댓글은 기사로 둔갑해 있다. 가히 '문국현 현상'이다. 20년 전 '박노해 현상'이 있었고, 5년 전 '노무현 현상'이 있었다면 지금은 '문국현 현상'이다. 현상을 영어로 말하면 신드롬쯤으로 번역할 수 있다.
 
범여권 진영에서 문국현에 대해서 설왕설래가 있지만, 사실 문국현처럼 감동을 주는 이력과 감동을 주는 정책을 펼치는 후보가 없다. 아니 오마이뉴스처럼 대통령후보를 보도하면서 '바람'을 일으킬 정도의 감동을 주는 기사를 쓸 줄 아는 매체가 없다. 프레시안이 '추미애'를 보도했으나 댓글은 거의 달리지 않는다. 추미애도 '대구의 세탁소집 딸로 태어나...당시 여자의 몸으로 사법고시를 통과하고 미국에서도 변호사 자격을 취득...탄핵의 역풍을 온 몸으로 막으며 3보1배로 초토화 직전의 민주당을 살린...추다르크의 전설'운운하며 '너스레'를 떨었다면, 5년 내내 보던 범여권의 ‘이무기’들보다 ‘용’될 가능성이 훨씬 높을텐데. 댓글이 달려야 오마이뉴스처럼 댓글기사, 낚시기사라도 올릴텐데...
 
글빨은 확실히 오마이뉴스가 압도적이다. 감동을 만들어내는 재주는 조중동보다 프레시안보다 오마이뉴스가 확실히 앞선다. 문제는 오마이뉴스가 언론이냐 아니면 문국현 홈페이지냐는 시빗거리다.
 
최소한 지금 상태를 보건데 오마이뉴스는 확실히 '문국현 홈페이지'를 자임하고 나섰다. 그들은 판단했을 터. 시장은 있다. 조중동이든 프레시안이든, 데일리서프든 오마이뉴스든 5천만 국민 모두를 독자로 만들지 못할 바에야 몇 백 만 명의 독자층을 공고히 하는 싸움이라는 판단, 그렇다면 노무현신드롬을 일으켰던 5년 전의 쏠쏠한 장사를 다시 한 번 더 해보는 것도 남는 장사라는 판단이 섰을 것이다.
 
스스로 개혁진영의 진정한 대안을 소개하고, 다른 후보에 비해 너무나 언론노출이 부족한 후보를 보도함으로써 전체 공정성을 유지하는 보도행위로 자위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보이고 있는 객관적이고자 하는 시선은 더 이상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포기한 행위다. 대선시기에는 언론으로서의 역할보다는 홈페이지로서의 역할로 고정 독자들을 동원하고, 이를 통해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전략을 세웠다고 보는 시선이 전혀 틀렸다고 말할 수 없을 수준이기 때문이다.
 
결국 조중동과 오마이뉴스는 같은 선상에서 같은 태도로 다른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무슨 뜻인고 하니, 조중동이 이명박 띄우기를 하며 국민들에게 주문을 걸어 놓은 것이 '경제대통령'이고, 오마이뉴스가 문국현 띄우기를 위해서 국민들에게 주문을 거는 것이 '경제대통령'이다.
 
그리고 조중동과 오마이뉴스는 이명박을 위하여 문국현을 위하여 스스로 언론이기를 포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언론의 탈을 쓰고 있다는 것도 다르지 않다. 언론이라는 탈을 쓰고 이명박의 홈페이지 문국현의 홈페이지를 자처하면서 대선판에서 벌이는 이 희한한 굿판에 조중동 탈춤과 오마이뉴스 탈춤. 재미는 있다.

* 글쓴이는 현재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입니다.
언론학 박사이며,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과
대자보 논설위원을 역임했습니다.

*블로그 : http://yms7227.mediaus.co.kr/
 
기사입력: 2007/09/04 [01:18]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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