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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보도못해!' MBC 보도국의 굴욕(?)
[양문석의 언론시평] 삼성 이인용 전무와 MBC 보도국의 검은 거래 내막
 
양문석
또 다시 삼성전자와 MBC의 검은 거래가 폭로되었다. 최근 호 기자협회보에 따르면, 지난 1일 MBC 뉴스데스크의 삼성전자 휴대전화 폭리 고발 보도 이후 예정됐던 후속보도가 4일 뉴스데스크 편집과정에서 빠졌는데, 이 과정에 MBC출신 삼성전자 모 간부가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물의를 빚고 있다.

MBC가 6월1일 휴대전화 폭리보도를 내자, 6월4일 삼성전자가 이례적으로 홈페이지에 “보도가 나오게 돼서 송구스럽다...앞으로 철저한 관리와 교육을 통해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는 사과문을 내자 후속보도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 MBC는 6시30분 저녁뉴스를 통해 관련된 기사를 먼저 내 보냈지만, 정작 메인뉴스인 저녁 9시에 방영되는 ‘뉴스데스크’에선 빼 버린 것이다. 기자협회보는 ‘관련기사는 뉴스방영 순서를 나타내는 4일자 뉴스데스크 큐시트(cue sheet)에 17번째 기사로 편성돼 앵커 코멘트를 통해 방송될 예정이었다.’고 전한다.

그런데 문제는 기자협회보의 다음 대목이다.
 
...MBC 다른 관계자는 “MBC 출신 삼성전자 고위간부가 방송 당일 보도국 일부 간부들에게 전화를 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MBC 보도국 일부 기자들 사이에선 이 간부의 이른 바 ‘친정 로비설’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보도국 한 기자는 “삼성전자 간부가 보도국 간부들에게 전화를 한 뒤 결과적으로 기사가 누락되면서 삼성 간부의 개입 의혹설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도대체 삼성전자 고위간부, 친정로비설의 주인공은 누구인가? 이인용 전 MBC뉴스데스크 앵커이자 현재 삼성전자 전무 외 ‘친정로비설’에 휘말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이인용 전무를 상정하고 이 사건을 보면, 2년 전 이 맘 때 ‘MBC 이상호 기자의 안기부 X파일’에 대한 MBC 보도태도와 너무도 흡사하다. 당시 구설에 올랐던 이인용 삼성전자 전무의 ‘활약상’이나 MBC보도국의 태도가 당시와 쌍둥이다.
 
당시 탐사보도한 기자와 이번 사건을 탐사보도한 기자 또한 이상호 기자다. 또 당시 첫 보도를 조선일보에게 빼앗기는 결코 있어서는 안되는 사건이 발생한 배후에는 이인용 전무와 MBC보도국 고위 간부들의 그 끈끈한 ‘선후배관계’가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심증’은 있으나 ‘물증’없는 이야기들이 떠돌았다. 그 결과, 이번 사건은 후속보도가 빠졌지만, 당시 사건은 아예 보도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가 조선일보가 터뜨린 후 보도했다는 점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리고 당시 사건과 이번 후속보도를 하지 않은 이유도 유사하다. 이번 사건의 경우 기자협회보에 따르면, MBC 보도국 한 국장급 인사는 “편집회의를 통해 이 내용을 리포트로 제작하려 했으나 인터뷰 등 삼성 쪽 취재가 어려워 단신으로 처리한 것”이라며 “뉴스데스크에서 누락된 것은 단지 시간상 문제일 뿐”이라고 밝혔다고 전한다.
 
이 얼마나 지나가는 개도 웃을 발언인가. 불과 20초도 채 되지 않는 달랑 두 줄짜리 앵커 코멘트를, 그것도 자사의 보도에 따른 후속 사안임을 반영해 한때 뉴스 중간에 편성해 놓았던 비중 있는 기사를 ‘단지’ 시간상의 이유, 즉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삭제했다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이런 우스운 변명은 낯설지 않다. MBC보도국은 '이상호기자의 안기부 X파일 보도' 당시에도 ‘보도요건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며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가 조선일보의 특종으로 사건이 시작되자 첫 날에는 조선일보 기사를 중심으로 보도한 후 네티즌들의 집중 비난을 받는 후폭풍을 맞고 그 다음 날 이상호 기자가 직접 출연하여 자신이 수개월 간 준비한 내용으로 뉴스데스크 시간 거의 전부를 할애한 적이 있다.
 
최소한 지금까지는 의혹설로 포장된 ‘사실상 사실’이다. 이쯤에서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먼저, MBC보도국의 고위 간부들은 이번 의혹으로 인해 ‘삼성의 주구’라는 오명을 감당할 것인가? 둘째, 이인용 전무는 MBC보도국을 삼성의 주구로 만들어 놓고 혼자 호의호식해도 되는가라는 비난을 감당할 것인가?
 
이인용 전무와 MBC보도국의 적극적인 해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특히 MBC보도국은 이런 의혹설에 휩싸이는 것 자체가 위기의 공영방송 MBC의 위상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MBC보도국이 현 상태로 사건을 덮어버리면 ‘삼성의 주구’라는 오욕으로부터 더 이상 벗어날 길이 없다.

수많은 기자들이 MBC보도국을 만들어 왔다. 수많은 시청자들이 MBC보도국을 믿어왔다. MBC보도국은 고위간부들의 사유물이 아니다. MBC출신 삼성전자 전무와 ‘검은 거래 의혹’을 받아 MBC보도국의 위상을 훼손시키고, 시청자들로부터 MBC 전체가 욕을 먹게 해서는 안된다.
 
오늘이라도 후속보도를 메인뉴스에 올려 '삼성의 주구로서 MBC보도국‘의 이미지가 고정되는 일은 피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검은 거래의 의혹을 투명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 글쓴이는 현재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입니다.
언론학 박사이며,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과
대자보 논설위원을 역임했습니다.

*블로그 : http://yms7227.mediaus.co.kr/
 
기사입력: 2007/06/30 [20:52]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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