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IT사회문화미디어국제·과학여성환경·교육
전체기사 공지사항 사회단체알림마당 기고및토론방 편집회의실
편집  2022.08.09 [22:01]
홍기빈의 신자유주의깨기
공지사항
사회단체알림마당
기고및토론방
편집회의실
개인정보취급방침
대자보소개
광고/제휴 안내
기사제보
HOME > 홍기빈의 신자유주의깨기 >
대추리와 한미FTA, 그리고 87년 체제의 위기
[홍기빈 칼럼] 국제적 사안에 무력해진 국내정치, 87년 체제 재검토해야
 
홍기빈
평택 대추리 미군기지 이전 토지 수용 과정에서 군대가 동원되어 주민들의 반대 운동을 진압하였다. 흠결 있는 사유의 소유를 '징발'하는 일이라면 모를까, 공익을 위해 일정한 경제적 보상을 두고 벌어지는 '수용'이란 어디까지나 경제적인 사안이다. 이를 두고 군대가 동원되어 주민들을 군사 작전으로 때려잡고서 그들의 사유지를 '점령'하는 진풍경이 벌어진 것이다.
 
마침 지방자치선거가 한창이다. 이 미군기지 이전이야말로 서울 용산과 평택 대추리가 연결되는 수도권 전체의 큰 일감이 아닐 수 없건만, 여야의 후보자들은 모두 용산 빈터에 어떤 것을 지을 것이냐는 이야기뿐 평택 대추리에는 약속한 듯 침묵이다.

이 대추리 사건과 정확한 평행선이 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과정에서도 보인다. 청사진 제시도, 근거 제시도, 반대자들과의 내실 있는 공청회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어느덧 정부는 "이제는 자유무역협정에 대한 찬반 여부를 지나 어떤 협상안을 낼 것인지를 고민할 단계가 되었다"고 우기고 있다.

입만 벌리면 자신이야말로 경제통이라고 혹은 1980년대 민족자주운동의 기수였다고 내세우는 여야의 '선량'들도 모두 약속한 듯 침묵이다. 그러니 최종 협상안이 나오기로 되어 있는 내년 3월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이 두 사건은 87년 이후 거의 20년 동안 진행된 이른바 '민주화'의 바깥 테두리가 어디인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 '민주화'가 절대 건드릴 수 없는 의제들은 대한민국의 지정학적 위상과 관련된 주제들이니, 이러한 의제들은 한마디로 '신의 영역'에 해당한다. 우리가 알지도 못하고 또 납득하지도 못하는 과정을 통해서 어디선가 그 방향과 지침이 결정되면 우리의 정부는 그것을 '수행'할 뿐이다. 자신 혹은 자신들을 뽑아주기만 하면 마치 세상이라도 들었다 놓을 것처럼 잔뜩 사람들 마음을 부풀려놓았던 ‘개혁’ 세력이라는 이들을 청와대로, 여의도로 보내봐야 이는 변하지 않는다.

문제는 ‘국내적 사안’과 ‘국제적 사안’의 차이가 급속히 소멸해 가는 ‘지구화’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이다. 예컨대 한국은 국민의 교통 안전을 위해 고속도로에서 이륜차 운행을 금지하고 이를 민주적 절차를 통해 법제화한 바 있다. 그런데 이제 자유무역협정은 한국인이 더 많은 할리 데이비드슨 오토바이를 즐길 수 있도록 그 법을 폐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소문이다.

즉 한때 ‘국제적 사안’으로 머물러 있던 그 ‘신의 영역’이라는 것도 국내적 사안들을 파상적으로 먹어치우며 들어올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맞서 한반도에 사는 이들의 의사와 의지를 관철시키지 못하는 우리의 손발 묶인 ‘민주주의’는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래서 선거는 지난 10년간 점점 연예계와 구별할 수 없는 공허한 이미지 생산과 소비의 장으로 전락한 것일까.

지방자치 선거가 다가온다. 투표 않고 놀러 간다는 친구들이 떼로 보인다. 이 지면에 선거 ‘보이콧’을 선동할 의도는 전혀 없다. 단지 그 친구들에게 그래도 투표는 하라고 설득할 말이 궁색할 뿐이다. 또 지금 터지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이나 대추리에는 함구한 채 그저 무작정 밝은 미래를 들이밀면서 인상 좋게 웃고 있는 후보들의 포스터 앞에, 또 그들 중 하나를 골라 투표로써 충성을 서약하는 게 민주 시민의 도리라는 똑같이 반복되는 설교 앞에서 허탈할 뿐이다.

87년의 그 드높던 ‘민주화’의 열망이 20년 후 삼십 몇 프로의 투표율로 식어버린 현 상황은 분명코 ‘87년 체제’의 위기를 나타내고 있다.
*홍기빈은 진보적 소장학자로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이며 캐나다 요크대에서 지구정치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아리스토텔레스 경제를 말하다> 와 <칼 폴라니의 정치경제학-19세기 금본위제를 중심으로>, <미국의 종말에 관한 짧은 에세이>(개마고원 2004), <투자자-국가 직접소송제>(녹색평론, 2006) 등 경제연구와 활발한 저술활동을 펼치고 있다.
 
기사입력: 2006/05/08 [18:28]  최종편집: ⓒ 대자보
 
관련기사목록
[주한미군] 민주노총, 효순 미선 20주기 노동자대회 김철관 2022/06/13/
[주한미군] "미국의 중국 포위전략, 한미일 군사협력 반대한다" 김철관 2022/01/16/
[주한미군] 송영길 "주한미군 특별법 처리, 신경쓸 것" 김철관 2020/05/29/
[주한미군] "미군 주둔하는 어떤 나라도 화장실 청소비까지 지원하지 않아" 시사자키 2019/04/04/
[주한미군] 대통령 사진 떼어낸 고령 박씨들 "사드 배치, 집성촌 무시" 강민혜 2016/07/15/
[주한미군] 미군반환공여지, 어떻게 활용할까 김철관 2016/06/28/
[주한미군] "미군기지 이전 2019년 이후로" … 한미 밀실합의? 김준옥 / 유연석 2013/10/15/
[주한미군] [단독]MB, '4대강' 이어 '용산기지'도 대국민 사기 김준옥/유연석 2013/07/15/
[주한미군] 꽃몸을 딛고 우리 일어서리라 정연복 2009/06/13/
[주한미군] 불어라 평화바람, 꽃마차 타고 평화유랑 떠나다 김철관 2008/10/27/
[주한미군] 미선이 父 "딸 죽인 미군 장병, 이젠 원망 안해" 이완복 2008/06/12/
[주한미군] 꽃몸을 딛고 우리 일어서리라 정연복 2008/06/03/
[주한미군] "미2사단 이전비를 한국이 부담? 오만함의 극치" 이석주 2008/03/17/
[주한미군] "미국의 주한미군 주둔비 50% 증액 요구는 파렴치" 이석주 2008/03/06/
[주한미군] "인수위의 MD 참여 계획은 시대착오적 발상" 취재부 2008/01/21/
[주한미군] "주한미군을 순환배치군으로? 남북평화 깨질 것" 취재부 2008/01/10/
[주한미군] "인수위, '작통권 재검토' 방침 즉각 철회하라" 취재부 2008/01/10/
[주한미군] 고 윤금이씨 살해 15주년에 즈음하여 동두천시민연대 2007/10/28/
[주한미군] 노근리의 비극, 닥종이에서 평화로 되살아나 김영조 2007/08/17/
[주한미군] "민족 평화통일을 위해서 미군 물러나야 한다" 김철관 2007/08/14/
연재소개 전체목록
홍기빈은 진보적 소장학자로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이며 캐나다 요크대에서 지구정치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아리스토텔레스 경제를 말하다> 와 <칼 폴라니의 정치경제학-19세기 금본위제를 중심으로>, <미국의 종말에 관한 짧은 에세이>(개마고원 2004), <투자자-국가 직접소송제>(녹색평론, 2006) 등 경제연구와 활발한 저술활동을 펼치고 있다.
21세기 자본의 새 얼굴, 소유권과 인권
'상식'의 시대의 종언-진보 사상을 재건하자
투자자-국가소송제의 발톱을 보았는가?
청와대까지 왜곡 선동 나선 투자자-국가 분쟁
이명박, 진짜 검증받아야 할 것은 ‘성장률 신화’
미국이 대한민국에 정말로 원하는 것은?
90년대 미국주도 ‘지구화 담론’은 끝났다
격변하는 동북아 정세, 한국의 선택은?
비전이 없는 ‘2030’, 너희가 진보담론을 아느냐?
한미FTA 체결, 당신 입장은 무엇인가
대추리와 한미FTA, 그리고 87년 체제의 위기
'줄세우기 경쟁' 대 '창의적 지식경제'
한미 FTA는 한반도의 미국종속 신호탄
F T A는 미국의 한국 인수합병 보장서
정치적 수사로 분장한 한미 FTA와 양극화
자본과 영혼, 영화배우 이병헌의 경제학
노대통령은 부시의 '말뚝이'로 전락하려는가?
값어치 없는 엘리트들의 ‘기계적 노동’
Venture Korea의 흥망과 황우석 파국 이후!
MBC는 ‘황우석 2탄’을 즉각 방영하라
최근 인기기사
  개인정보취급방침대자보소개광고/제휴 안내기사제보보도자료기사검색
우) 120-093 서울시 영등포구 버드나루로 80 제일빌딩 별관 4층 TEL: 070-4411-5452ㅣFAX: 02-6280-5462 (web@jabo.co.kr / c.p: 010-2249-9446)
대자보ⓒ1998-2017 ㅣ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133 2005.11.11ㅣ 발행인 겸 편집인 : 이창은,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경주
별도의 표시가 없는 한 '대자보' 가 생산한 저작물은 정보공유라이센스 2.0 : 영리금지 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