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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괴물은 완벽하지 않은 성자"
넷플릭스 영화 '프랑켄슈타인'을 연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기자회견
 
임순혜   기사입력  2025/09/23 [13:50]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프레젠테이션 초청으로 넷플릭스 영화 '프랑켄슈타인'을 부산에서 처음으로 상영한 후, 부산영화의 전당 비프힐 1층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영화에 대한 생각과 철학을 나누었다.

 

▲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초청, 넷플릭스 영화 '프랑켄슈타인'으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온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기자회견  © 임순혜


영화 '프랑켄슈타인'은 메리 셸리의 고전 소설을 재해석한 넷플릭스 영화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단순히 괴물을 창조한 과학자의 비극을 넘어, 불완전함과 용서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다룬다.

 

기예르모델 토로 감독은 괴물과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관계를 "자식에게 완벽함을 요구하다가 실망하는 아버지와 그에 상처받는 아들"의 관계로 재해석했는데, 이는 감독 자신의 삶과 아버지와의 관계에 대한 자전적 요소가 녹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은 "이 영화는 아버지와 나에 대한 우화"라며, 자신의 전기와도 같다"며, "45살에 아버지가 된 후 비로소 자신의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면서 이 영화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초청, 넷플릭스 영화 '프랑켄슈타인'으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온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기자회견  © 임순혜


기예르모델 토로 감독은 "TV에 나오는 아름답고 행복한 두려움도 없는 사람들과는 달리, 자신은 완벽하거나 밝은 것이 아닌 쪽에 집중하는 연출자"라며, "삶은 고통으로 가득하고 완벽하지 않다. 내가 만드는 괴수들은 불완전함의 성자와 같다"고 말해, 감독의 작품 세계 전반을 관통하는 철학을 보여주었다.

 

감독에게 괴물은 "삶이 고통으로 가득하고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상징"이라고 설명했는데, 영화에서 괴물은 인간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면서도 비범함을 지닌 존재로 묘사된다.

 

감독의 "눈요기"가 아닌 눈 영양분을 원한다"는 말처럼, 영화의 디자인과 세트는 고유의 어둡고 환상적인 미장센으로, 스토리를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 넷플릭스 영화 '프랑켄슈타인'의 한 장면     ©넷플릭스

 

메리 셸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은 흔히 괴물의 이름으로 알려져 있지만,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을 창조한 과학자의 이름으로, 이 소설은 과학과 도덕, 인간의 정체성과 사회적 소외를 깊이 있게 다룬, 최초의 공상과학 소설로 평가받는다.

 

영화는 북극 탐험가 로버트 월튼이 조난당한 빅터를 발견하고 그의 이야기를 듣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과학에 대한 강한 열망을 가진 젊은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생명 창조의 비밀을 알아내고, 여러 시체 조각들을 모아 거대한 인조 생명체를 만들어내나, 막상 생명을 얻어 눈을 뜬 창조물의 끔찍한 외모에 혐오감과 공포를 느끼고, 그를 버리고 도망친다.

 

▲ 넷플릭스 영화 '프랑켄슈타인'의 한 장면   © 넷플릭스

 

창조물은 세상에 홀로 남겨지고, 그는 순수한 마음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려 하나, 자신의 흉측한 외모 때문에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거부당하고 멸시받는다. 사회로부터 철저히 배제된 그는 점차 분노와 절망을 느끼고, 자신을 창조하고 버린 빅터에게 복수심을 품게 된다.

 

창조물은 빅터의 가족들을 하나씩 살해하며 복수를 시작, 빅터의 남동생, 그의 친구, 그리고 그의 약혼자까지 희생되면서 빅터는 모든 것을 잃게 되고, 빅터는 자신과 자신의 창조물을 파멸시키기 위해 북극까지 추격전을 벌이다가 조난당하게 된다.

 

빅터가 죽은 후, 창조물은 자신의 창조주를 잃은 슬픔과 고독에 휩싸여 스스로를 파괴하겠다고 선언하며 사라진다.

 

▲ 넷플릭스 영화 '프랑켄슈타인'의 한 장면   © 넷플릭스


빅터 프랑켄슈타인 역을 오스카 아이삭이 맡아 열연하는데, 영화는 생명 창조라는 자신이 만들어낸 결과물에 책임지지 않고 외면하는 빅터 프랑켄슈타인 역으로 과학 발전이 가져올 수 있는 위험과 윤리적 책임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또한, 제이콥 엘로디가 맡아 열연하는 괴물 역으로, 창조물은 원래 선한 마음을 가졌지만, 끔찍한 외모 때문에 세상 사람들로부터 철저히 거부당하고 소외되는 것을 통해 진정한 괴물이 누구인를 묻고,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는 사회의 잔혹함을 비판한다.

 

▲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초청, 넷플릭스 영화 '프랑켄슈타인'으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온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기자회견  © 임순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멕시코 출신의 영화 감독이자 작가, 프로듀서로, 1964년에 태어났으며, 영화계에 입문하기 전 약 10년간 특수 효과 및 특수 분장 전문가로 활동했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판의 미로'(2006), '크림슨 피크'(2015)등을 연출했고,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2017)으로 베네치아영화제 황금사자상과 아카데미시상식 작품상, 감독상 등 4관왕을 기록했다.

 

▲ 넷플릭스 영화 '프랑켄슈타인'의 연기 지도를 하는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넷플릭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작품은 괴수와 기괴한 존재가 자주 등장하는데, 그는 괴수들을 단순히 공포의 대상이 아닌, 불완전하고 고통스러운 삶을 상징하는 존재로 묘사해, 인간의 어두운 면과 비범함을 동시에 대변하며, 불완전함과 용서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감독의 영화는 동화, 고딕 양식, 호러를 혼합하는 경향을 보여, '판의 미로'와 '셰이프 오브 워터 : 사랑의 모양' 같은 작품들은 역사적 배경과 환상적인 요소를 결합해 독창적인 세계관을 창조하며, CGI보다는 실용적인 특수 효과, 인형극, 분장을 선호해, 그의 창조물들은 더 현실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느낌을 준다.

 

감독은 "지금 세상은 이분법적이다. 100% 좋은 것과 100% 나쁜 것만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우리 모두는 그 가운데에 존재한다"며, '프랑켄슈타인'이 이러한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용서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전하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글쓴이는 '미디어운동가'로 현재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운영위원장, '5.18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 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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