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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세계일주, 피스보트 크루즈를 아시나요
[사람] 모리모토 료타 피스보트 크루즈 아시아영업부문장
 
김철관   기사입력  2023/02/28 [22:13]

▲ 모리모토 료타 피스보트 크루즈 아시아 영업부문장  ©


국제적 NGO단체가 운영하는 피스보트 ‘크루즈’를 아시나요.

 

국제연합(UN)의 특별협의 자격을 취득한 일본 NGO단체인 피스보트(Peace Boat)는 UN이 지정한 지속 가능한 개발목표(SDGs)를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다. 그중 ‘피스보트 크루즈’ 프로젝트는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면서 지구를 무대로 세계를 배우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피스보트 크루즈는 1983년 첫 출항해 지금까지 139개국 8만 3000여명이 승선했다. 72회나 세계 일주를 했고, 세계 278곳의 기항지에서 정박했다. 총 4백 10만 3500km 거리를 운항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1일 오후 3시 서울시 강남구 사무실에서 '피스보트 크루즈' 모리모토 료타(MORIMOTO Ryota) 아시아 영업부문장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이날 김민재 아시아 영업부 한국사무소장이 통역을 했다.

 

먼저 모리모토 료타 아시아 영업부문장은 ‘피스보트 크루즈’에 대해 설명을 했다. 피스보트 크루즈가 일본 NGO인 '피스보트'가 코디네이팅을 한 크루즈 관광상품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올해 40주년을 맞는다는 말도 강조했다.

 

“피스보트의 가장 큰 특징은 타 크루즈 여행은 짧은 기간에 특정 루트를 돌아보는 데 그친 반면, 우리는 1년에 3번(봄, 여름, 겨울) 세계일주 크루즈를 한다는 데 있다. 물론 2주 정도의 짧은 쇼트 크루즈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피스보트 크루즈는 매회 1600명에서 2000명 정도의 승객이 탑승하고 있다. 올해 출발하는 크루즈는 4월, 8월, 12월인데, 모두 만석인 상태이다.

 

1983년 처음 시작할 때는 관광여행이 목적이라기보다는 현지에 직접 가 현지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하고 교류하고, 학습하는 성격이 강했다. 지금은 그 성격이 조금 변했지만, 첫 크루즈는 '과거의 전쟁을 알고 미래를 만들어가자'를 타이틀로 시작했다. 관광을 위한 요소를 배제한 평화 여행이었다.

 

일반적으로 배 여행은 수일 혹은 일주일 이상 걸린다. 배에서 토론하고 강연을 하고 서로 교류하는 최적의 장소가 배였다. 처음 학습의 성격이 강해 승객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서 점점 학습보다는 민간 교류에 역점을 두는 체험 관광, 체험 여행으로 그 성격이 바뀌었다. 40년 지나면서 피스보트 크루즈가 지금의 모습이 됐다.”

 

이어 그는 피스보트 크루즈가 사용하고 있는 객선은 '퍼시픽 월드호'라고 했다. 아시아에서 출발하는 크루즈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여객선이라는 것이었다.

 

“현재 세계일주 크루즈 회수가 100항차를 넘어섰다. 100항차가 넘는 세계일주 크루즈인데, 개최 실적에 있어서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횟수이다. 그만큼 안전하고 안정적인 여행을 준비하고 안내하고 있다. 현재 피스보트 크루즈는 북극권 오로라, 마추피추와 같이 평소에는 쉽게 갈 수 없는 자연 풍경 관광지를 방문한다. 선 내에서 세계의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와 토론을 하고, 사회 문제에 대한 고민을 나눈다.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게 세계일주 크루즈이다.”

 

이날 모리모토 료타 아시아 영업부문장은 "크루즈가 ‘세계 평화’에 기여에 왔다"라고 귀뜸했다.

 

“NGO 피스보트가 기획을 하고 재팬그레이스가 크루즈 상품을 판매하고 운영하고 있다. 피스보트와 재팬그레이스가 업무위탁 계약을 맺고 함께 피스보트 크루즈를 운영하고 있다. 재팬그레이슨는 피스보트 선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어떤 게스트를 탑승을 시킬지, 또 기항지에서는 어떤 지속 가능한 이러한 친환경적인 친자연적인 투어를 할지 등에 대한 고민을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이 업무에 대한 수익의 일부를 NGO 피스보트에 전달한다.

 

우리가 방문하는 기항지 가운데는 늘 좋은 나라만 있는 건 아니다. 경제적으로 매우 소외된 나라도 있다. 이런 나라를 방문할 때는 물자를 지원하기도 한다. 캄보디아를 방문했을 때는 지뢰 제거 활동을 후원하기도 했고, 학교에 후원 물품을 전달하기도 했다. 물론 승객들도 같이 이 활동을 한다.”

 

그에게 피스보트가 ICAN(핵무기폐기국제운동)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하자, 그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피스보트가 집행단체로 참여하는 ICAN은 핵무기 폐기 운동을 하는 NGO단체들의 연합단체이다. 600여 개의 NGO가 참여하고 있다. 이 가운데 ICAN의 운영하는 10개 단체가 있는데, 피스보트는 10개 집행단체 가운데 하나이고, 공동대표로 활동하기도 했다. 사실 피스보트가 2차 세계대전 당시 피폭자분들을 위한 활동을 많이 해왔다. 피폭자 지원 활동을 하다 보니, 핵을 사용한 전쟁의 비참함을 알리고 핵폐기운동을 하는 ICAN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 한국에도 계시지만 피폭자분들은 굉장히 고령인 분들이 많다. 시간이 한정되어 있어 어떻게든 이 분들의 발언을 전 세계에 전달하려 노력해 왔다. 이런 공로를 높이 평가해 ICAN이 2017년 노벨평화상을 받기도 했다.”

 

이날 모리모토 아시아부문장은 피스보트 크루즈가 빈곤 활동에도 기여하고 있다고도 했다.

 

“피스보트와 재팬그레이스는 유엔이 정한 SDGs(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에 기여하기 위해 전 세계를 항해하는 크루즈선 외벽에 이를 홍보하고 있다. 크루즈선은 SDGs 공익 캠페인 선박이기도 하다. 크루즈선이 지금까지 20여 개 나라를 방문할 때 SDGs에 대한 홍보 활동을 했다. 또한 지역사회와 더 밀착해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 고민을 나누는 투어도 한다. 대표적으로 올해 4월 출발하는 세계일주 크루즈는 스리랑카에 입항해 고아원을 방문한다. 신청한 승객들이 그곳에서  스태프와 함께 물품을 기부하고 봉사활동을 하게 된다.

 

그리스 산토리를 방문할 때는 기항지 오버랜드 투어로 독일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를 방문하기도 했다. 그곳에서 2차 세계대전이 얼마나 비인도적인 활동이었음을 배우고 느끼는 자리가 됐다.

 

아이슬란드는 전 세계에서 가장 재생에너지 사용률이 높고 모든 에너지를 자급자족하는 나라이다. 여기서 에너지 생산시설을 방문해 앞으로 인류가 지구와 함께 공존하기 위해 좀 더 친환경적인 에너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을 승객들과 나눈다. 갈라파고스 제도를 방문해 나무 심기도 한다. 이런 일련의 활동들이 SDGs에 부합하는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 기자(김철관 한국인터넷기자협회장, 좌)와 모리모토 료타 피스보트 크루즈 아시아 영업부문장(우).  ©


그는 올해로 24년 째 피스보트 크루즈에 근무하고 있다. 피스보트 크루즈에 관심을 갖고 활동한 이유에 대해 여쭈었다.

 

“경제적으로 유복한 가정이 아니라 대학 진학을 포기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부모님이 '세상을 한 바퀴 돌고와라'는 권유로 크루즈선을 탔다. 교토 변두리가 고향이다. 세계에 어떤 나라가 있는지, 어떤 사람이 살고 있는지, 아무것도 모른 채로 배를 탔다. 아무것도 모르고 떠난 세계여행은 매우 많은 것을 내게 가르쳐 줬다. 크루즈에서 많은 나라의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내가 받은 충격이 컸기에, 나만 알고 있기에 너무 아깝다고 생각했다. 이 크루즈를 다른 사람에게, 세상에 더 널리 알리고 싶다는 게 크루즈 사업을 지금껏 하고 있는 첫 번째 이유다. 20여 만에 아시아 마케팅을 담당하는 위치까지 올라왔다. 한국에는 지난해 11월 처음 사무소를 열었고, 그러면서 첫 방문하게 됐다.”

 

한국과의 특별한 인연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지난 2005년부터 '피스 앤드 그린 보트'라고 하는 쇼트 크루즈를 했다. 이 크루즈는 한국 환경재단과 피스보트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한국과 일본이 이렇게 지리적으로 가까운 나라의 시민들이 배에서 만나 같이 교류를 하고, 평화를 고민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고민한다는 것은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해오고 있다.”

 

그에게 일반 크루즈와 피스보트 크루즈이 차이를 물어봤다.

 

“일반 크루즈 선사는 쇼트 크루즈가 메인 상품 반면에, 우리는 세계일주가 메인이다. 100여 일 동안 세계 곳곳을 방문을 한다는 것이 피스보트 크루즈의 가장 큰 특징이다. 크루즈의 성격도 다르다. 예를 들어 5일 짜리 크루즈를 탄다고 하면 사람들은 기대하는 것이 카지노나 화려한 선상 파티, 진수성찬의 식사 같을 것을 기대한다. 하지만 이 일정이 100일이 넘어가게 되면 ‘매일 스테이크를 먹을 수는 없지 않겠는가’ 매일 선상 파티를 할 수는 없다. 크루즈에서 뭔가를 배운다든지,  여행 기간에 새로운 취미를 개발한다든지, 아니면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규칙적인 식사를 해 건강한 삶을 추구한다던지 등 이런 것들이 피스보트 크루즈의 가장 큰 특징이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덧붙일 말을 물어봤다.

 

“저 같은 경우 뭔가 아름다운 풍경이 주는 감동보다도, 배 여행에서 시작한 인연이 배에서 내리고 나서부터 계속되는 것에 대한 굉장한 보람을 느끼고 있다. 과거에 중국 홍콩 대만에서 각각 승객분들이 타 적이 있다. 사실 정부 간에 굉장히 사이가 좋지 않아 걱정했지만, 크루즈 여행이 끝나고 1년 뒤에 이분들이 홍콩에서 여행을 기념하는 1주년 파티, 이런 거를 열었다. 페이스북을 통해 이런 일들을 전해 들으면서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

 

피스보트 크루즈의 가장 큰 매력은 세계일주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평균 25곳의 기항지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 문화교류, 대자연 등의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매회 다른 항로로 세계일주를 하기 때문에 크루즈마다 하이라이트가 각기 다르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선내에서는 500가지 이상의 참여형 이벤트 행사도 열린다고.

▲ 기자(김철관 한국인터넷기자협회장,좌)와 모리모토 료타 피스보트 크루즈 아시아 영업부문장(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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