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의 우리말글사랑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당신은 한말글 으뜸지킴이, 고마운 분입니다
[추모] ’진보의 별‘ 노회찬 의원 죽음을 알리는 놀랍고 슬픈 소식을 들으며
 
리대로   기사입력  2018/07/24 [15:14]

어제 7월 23일 노회찬 의원이 스스로 목숨을 버렸다는 새뜸(새소식)을 보고 가짜려니 했습니다. 아니 그러길 바라면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그런데 진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걸 알고 너무 슬프고 안타까워 아무 일도 할 수 없었습니다. 하루가 지난 오늘에야 나는 마음을 다잡고 이 분을 생각하며 안타깝고 고마워하는 마음을 글로 적어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분을 진보정치인으로만 알고 있지만 이 분은 한말글 으뜸 지킴이요 우리 겨레의 얼말글을 살리는 빛이었습니다. 노회찬의원은 우리 겨레와 나라를 끔찍하게 사랑했고 그 사랑을 실천하는 마음으로 한글 국회를 만들려고 나와 함께 애쓴 고마운 분입니다.

 

그런데 이 분이 그렇게 갑자기 목숨을 버렸다니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노 의원은 17대 국회에 들어가면서부터 한말글 빛내는 일에 앞장을 섰습니다. 한글단체가 국회의원 이름패를 한글로 바꾸자고 할 때에도 한글단체를 많이 도와주었습니다. 한글문화연대가 국회의원 보람을 한글로 만들어 나누어 줄 때에도 기뻐했습니다. 그리고 “한글세계화 의원 모임”활동 때에도 열심히 활동해서 한글날을 국경일로 제정하는데 크게 공헌해서 한글날국경일제정위원회에서 ‘한글을 빛낸 큰별’이란 감사패도 주었습니다. 많은 의원들이 입으로는 한글을 사랑한다면서 실제는 한글을 못살게 구는 데 이 분은 말과 행동이 같았습니다.

 

▲ 왼쪽은 17대 국회 때 한글날 국경일 제정운동을 할 때에 찍은 기념사진(왼쪽은 이대로 대표, 오른쪽은 노회찬 의원. 오른쪽은 2010년 한말글문화협회(대표 이대로)가 “한말글 지키기 다짐 모임” 때 격려사를 하는 노회찬 의원     © 리대로

 

그 뒤 노회찬 의원은 일본 식민지 때부터 길든 일본 한자말과 그 말투로 된 법률 문장을 쉬운 우리 말글로 바꾸는 일에 앞장을 섰습니다. 법사위에서 법제처장에게 그 잘못을 따지기도 했습니다. 그 뒤 법제처도 법률 문장을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일에 힘을 썼습니다. 노회찬 의원은 국회와 국정감사장에서 이제 일본 식민지 때부터 길든 일본 한자말과 말투를 우리의 쉬운 말글로 바꾸어야 한다고 여러 번 발언을 했습니다. 그리고 19대 국회 때엔 국회의원 선서가 한자 혼용으로 된 것을 쉬운 우리 말글로 바꾸도록 했습니다. 한글과 나라를 사랑한다고 말하고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국회의원들이 많은데 이 분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 왼쪽은 19대 국회 개원 때 한자혼용으로 된 의원 선서에 서명하지 않고 한글로 써서 서명했다. 그리고 국회의장에게 한글로 바꿀 것을 건의해서     ©리대로

 

 

19대 국회 때엔 한글단체 대표들과 함께 국회의장을 만나 한자로 된 국회 본회의장 휘장과 깃발에 한자로 쓴 글자를 한글로 바꿀 것을 건의하고 한글단체의원들과 함께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노회찬 의원이 앞장서서 도와주었기에 19대 국회 때에 한자로 ‘國’이라고 쓴 휘장 글자가 ‘국회’라고 한글로 바뀌었습니다. 나는 1973년부터 이 잘못을 바로잡으려고 40년이 넘게 애썼는데 노회찬 의원이 앞장서서 해결해주었습니다. 노회찬의원이 고맙고 국회에 있어서 든든했습니다. 그런데 세상은 이렇게 진짜로 국민과 나라를 사랑하고 실천하는 의원을 그대로 두지 않았습니다. 삼성이 잘못하는 것을 밝혔다고 노 의원을 국회에서 몰아냈습니다. 그러나 난 이 분을 마음으로 응원할 뿐이어서 안타까웠습니다.

 

▲ 19대 국회가 문을 열자마자 한글단체 대표들은 노회찬 의원 소개로 강창희 국회의장을 만나 한자로 된 국회 휘장을 한글로 바꿔달라고 건의했다. 왼쪽 두 번째가 노회찬 의원이고 그 오른쪽이 강창희 의장.     © 리대로

 


20대 국회에 다시 노회찬 의원은 국회에 들어왔습니다. 이 분을 국회로 보낸 분들이 고마웠습니다. 난 또 20대 국회가 개원을 하자마자 이 분을 찾아가 ‘훈민정음 해례본 국보1호 청원’을 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놀라고 안타깝고 슬펐습니다. 내가 노 의원에게 한글이 힘들다고 손을 내밀었을 때에 그는 언제나 손을 잡아주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어려울 때 돕지 못했습니다. 내가 그를 마지막 본 것은 지난해 광화문 촛불 집회 때와 한글날 경축식에서였습니다.

 

난 올해 지난 50년 동안 국어독립운동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 이야기를 쓴 책을 내겠다고 하면서 노 의원이 얼마나 고마운 분이었지 적으려고 했는데 갑자기 떠나셨다니 안타깝습니다. 노회찬 의원은 먼저 가신 김근태의원과 함께 한글 국회를 만드는 데 도와준 고마운 분이었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정치인이었습니다. 그래서 한글날 국경일 제정법이 통과되었을 때에 “한글을 빛낸 큰 별”이란 감사패를 주었습니다. 국회 휘장을 한글로 바꾸었을 때에도 한글학회에서 “한글나라 큰 별”이란 감사패를 주었습니다. 후원금을 주지 못한 게 죄송하고 후회스럽습니다. 내 국어독립운동 길에서 만난 고마운 정치인 노회찬 의원을 잊지 않겠습니다.

 

▲ 왼쪽은 한자로 쓴 국회 휘장 글씨를 한글로 바꾸게 한 공로로 한글학회가 준 ‘한글나라 큰 별’금메달. 오른쪽은 20대 국회 개원 때 “훈민정음 해례본 국보1호 지정 국회청원”할 때 모습. 왼쪽부터 이대로 대표, 노회찬 의원, 혜문 대표.     © 리대로




<대자보> 고문
대학생때부터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지금은 우리말글 살리기 운동에 힘쓰고 있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한국어인공지능학회 회장

한글이름짓기연구소 소장
세종대왕나신곳찾기모임 대표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8/07/24 [15:14]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