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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동 "최시중, 우리 보고 '노예'로 살라는 말이냐"
[라디오 인터뷰 전문] 유투브에 미네르바 관련 동영상 올린 김태동 교수
 
변상욱   기사입력  2009/04/16 [09:01]

국민의 정부 시절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낸 성균관대 경제학부 김태동 교수가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렸다고 합니다. 미네르바 문제, 그리고 한국정부의 인터넷 통제에 대한 내용이라고 하는데요. 'Minerva and Freedom of Speech'(미네르바와 표현의 자유)라는 제목이라고 합니다. 김태동 교수를 연결해서 이 동영상을 올린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 진행 : 변상욱 대기자(CBS 라디오 '시사자키 변상욱입니다')
▷ 출연 : 성균관대 경제학부 김태동 교수 (前 청와대 경제비서관)
 
- 진행/변상욱 대기자> 동영상에 검은 넥타이를 매고 출연하셨습니다. 요즘은 검은 넥타이가 저항의 상징이 되어 있는데, 그런 뜻을 담고 있는 겁니까?
 
- 김태동 교수> 네, 제가 법정에 나갈 때도 검정 넥타이를 맸는데요. 그동안 3번 공판이 진행됐고, 지난 월요일에 검사가 미네르바 박대성 씨에게 1년 반 징역을 구형했습니다. 그리고 이미 4개월째 구속수감중이죠. 그런데 실제로 적용된 법규는 달랑 하나이고, 그것은 전기통신기본법이라는 건데, 그 전기통신기본법은 인터넷이 존재하기 전에 60년대부터 존재한, 좀 이름은 달랐지만 그때부터 존재했던 것이고요. 전기통신기본법도 원래 문제가 안 되는 것이기 때문에 해당이 안 되니까 사실은 법 자체가 없는 것이고 이 재판은 죄형법정주의에도 어긋나는 것입니다.
 
- 진행/변상욱 대기자> 지금까지 법정에서 직접 진술도 하시고 재판과정도 보셨는데요. 판결 내용을 예단하기는 좀 그렇습니다만 검사나 재판부의 분위기상 실형이 될 것 같습니까?
 
- 김태동 교수> 네. 저는 실형이 될 것 같습니다. 왜냐면 우선 제가 1차 공판 때 증언을 했는데 판사는 제가 준비해간 그래프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또 작년 12월 17일에 OECD가 이미 한국의 외환정책이 너무 비용만 많이 들고 효과가 없다고 비판했는데 그걸 제가 영어로 원문을 인용하니까 속기하는 분에게 그건 적지도 말라고 얘기하고 이렇게 편파적으로 했기 때문에.
 
또 어떤 인터넷 네티즌들이 저에게 알려온 바에 의하면 어떤 노인이 과일 몇 개를 훔쳤는데 누범이라고 해서 징역 8개월, 아무리 누범이라도 과일 몇 개 훔쳤는데 중형이죠, 그런 과거 판결기록도 있고요. 과거 의정부 여중생들이 미군 장갑차에 사망했을 때 촛불시위가 났는데 그걸 과잉된 판결을 한 분이라서 절대로 낙관할 수가 없고요. 또 우리나라 유력 TV의 앵커가 자리를 교체하는 마당이니까 이런 전문대 출신의 무직자에 대한 배려를 기대하긴 어려워서 저는 비관적으로 생각합니다.
 
- 진행/변상욱 대기자> 인터넷에서의 자유로운 표현의 자유가 억압되는 걸 지적하셨는데요. 오늘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국회 관계위원회 회의에 참석해서 구글이 본인 확인제를 거부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현하면서 '구글이 그렇게 하는 건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장애하는 것'이라고 했는데요. 이 주장은 어떻게 보십니까? 
 
- 김태동 교수> 그건 독재체제 하에서 우리가 유신 때 유신을 옹호한 사람들을 많이 기억하고 있지 않습니까. 지금 전반적으로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 작년 촛불을 계기로 권력층에 있는 분들이 권력자를 비호하는 말에 대해서, 특히 단순히 비호가 아니라 완전히 흑을 백이라고 하고 백을 흑이라고 하는 얘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노예로 살면서도 행복하면 된다는 얘기인데요. 미국의 패트릭 헨리가 '자유를 달라, 그렇지 않으면 죽음을 달라'고 한 얘기가 결국 언론의 자유일 것이고, 프랑스 대혁명 때 '나는 당신의 의견 자체엔 동의하지 않지만 그렇게 다른 의견을 얘기할 수 있는 권리, 즉 언론의 자유는 나도 죽을 때까지 옹호하겠다'는 건 200여 년 전부터 프랑스 사람들에겐 상식이 된 얘기인데요. 우리는 OECD에 가입하고, OECD는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를 약속하고 가입하는 겁니다.
 
그러면 이명박 대통령 정권에 있는 사람들은 최시중 씨든 누구든 김영삼 대통령의 OECD 가입을 무시하는 것인지, 다시 OECD를 탈퇴할 각오가 되어 있는 것인지 묻고 싶고요. 정보의 흐름이 자유롭지 못하면 돈의 흐름이 자유롭지 못한 경제 못지않게 경제 발전이 제약되는 겁니다. 돈의 흐름도 제대로 돈이 흐르려면 정보가 우선 자유롭게 흘러야 신용이 높은 데는 돈이 흐르고 신용이 낮은 데는 돈이 안 흐르는 겁니다. 그것을 알아야, 그러니까 경제 발전을 위해서 언론의 자유가 필요한 겁니다. 그런데 언론의 자유는 그 이전에 인간의 기본권이기 때문에 우리가 노예로 살라고 하는 얘기를 제발 권력자들은 해서는 안되겠습니다.
 
- 진행/변상욱 대기자> 국가와 경제와 미래를 걱정하면서 연구에 노심초사해야 하는 분인데 언론의 자유 문제까지 뛰어들게 돼서 저희도 언론으로서 책임을 크게 느낍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태동 교수>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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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4/16 [09:0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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