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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과 KBS의 '과속 스캔들'…벌써 애까지?
[변상욱의 기자수첩] 방송환경 무시, 정부 원하는 방송 무엇이든 가능?
 
변상욱   기사입력  2009/02/20 [14:01]

KBS는 정권교체라는 정치적 변동에 의해 사장이 바뀌고, 사장이 바뀐 뒤로 KBS가 어떻게 변해가는가를 놓고 최근 늘 관심과 취재와 연구의 대상이다. 이번주의 에피소드 아닌 에피소드.
 
◈ 여권과 KBS의 '과속 스캔들'…벌써 애까지^^
 
18일 오후 KBS 사내게시판에 "미디어법 궁금하시죠"라는 제목의 글이 올려졌다. 글을 올린 사람은 KBS기획팀.
 
"정부와 한나라당이 추진하려는 대기업과 신문의 방송산업 진출은 KBS와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갖고 있지 않다. 미디어 관련법이 KBS2 TV 민영화로 이어진다는 주장은 정확한 사실에 근거한 것이 아니다. 신문과 방송의 교차 소유가 큰 틀에서 허용되고 있는 세계적 추세인 것은 사실이다."
 
- KBS의 정책방향을 연구하는 기획팀이 정부·여당 입장을 직원들에게 친절히 설명하는 이유는 뭔가
 
- 미디어법으로 새로운 소유구조를 갖춘 거대한 상업방송이 등장할 수 있는데 KBS와 별로 상관없다? 국회에서 미디어법으로 난리가 나도 그냥 가만히 있자는 이야기인데 어이가 없다
 
- 국가 공영방송이 미디어법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니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다. 방송환경이 어찌 되든 KBS만 넉넉히 살 수 있음 되는 거냐
 
- (KBS 기획팀 피디) 기획팀 실무자 모두의 의견이 아님. 기획팀을 대표하는 간부가 써올렸지만 실무담당자들은 반대 입장임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분석해 보자.
 
한나라당이 KBS와 관련된 공영방송법을 방송공사법으로 바꾸려 한다. 주요내용은 △송신공사 설립 안 한다 △재정위원회 따로 만들지 않는다 △경영위원회 위원 수를 늘린다 △KBS 예산 국회에서 따지지 않는다. 수신료 인상할 때만 따진다
 
핵심은 KBS의 방송송출을 담당하는 기술부문을 떼어내 별도의 회사를 만들려 했는데 그냥 넘어감으로써 KBS의 큰 덩치를 그대로 유지해주고 KBS가 버는 돈과 쓰는 돈에 대해 간섭을 늘리려다 그것도 줄인다. 나이 든 간부들이 갈 경영위원회 자리는 5명에서 9명으로 늘린다는 내용이다.
 
그래서 지금 KBS 임원들은 KBS 노조 간부들을 일일이 만나 '이 정도면 우리에게 나쁠 게 없지 않냐' 며 조직적인 설득작업에 나섰다고 한다. '방송환경이 어찌 되든 KBS가 넉넉해지면 그만이라는 거냐'는 직원 게시판의 비판 글은 그런 맥락.
 
그런가 하면 문화관광부가 KBS에 국민경제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기획한 사실도 밝혀졌다. KBS 봄철 프로그램 개편에 맞춰 주간 정규 프로그램으로 주말 가족시간대에 1시간 씩, 6개월간 총 24회를 방송하자는 계획.
 
문화관광부가 기획·연출료를 대고 정부 각 부처들이 촬영료와 출연료를 분담하는 형태로 하자는 문광부 아이디어. 예산은 7억 원. 그러면 생활경제로 시작해 슬슬 가다가 <운하를 파자><재개발 하자><롯데월드 짓자>등 정부가 원하는 방송도 가능할 수 있다는 건데….
 
여권과 KBS, 둘이 사귀어? 벌써? 애도 있어?
 
◈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강력 추천 다큐영화
 
독립다큐영화 워낭소리 관객이 이번 주말에 100만을 넘어설 건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독립영화의 가치가 재인식되는 좋은 기회여서 반갑다.
 
하지만 떨떠름하고 씁쓸한 것도 있다. 다들 하는 이야기가 '100만 넘는데', '만드는데 몇 천만 원 들였는데 수십 배 남겼대', '독립영화도 장사가 되려면 되는구만' 이런다.
 
독립영화의 가치를 돈으로 재고 판단하는 얍삽한 사회현실이 실망스럽다. 독립영화는 표현의 자유가 목표이고 본질이다. 영화배급사 눈치 안보고 제작사 간섭 받지 않고 감독의 뜻과 철학이 담긴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야 우리 사회의 진실과 아름다움, 다양성이 필름에 자유롭게 담길 수 있다.
 
아직 독립영화가 싹 틀 토양이 마련되지 않아 공적인 기관이 더 지원해야 하고 선한 뜻을 가진 재원들이 마련되어 더 멋지게 잘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줬음 하는 것이지 돈이 되는구먼 하고 침 흘리며 달려드는 건 반갑지 않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아예 독립영화 배급 지원예산을 죄다 잘라버렸다. 독립영화전문관 짓는다는 것도 없던 걸로 할 눈치이다. 돈이 안 된다는 게 이유. 이게 영화진흥이냐.
 
한편 꼭 봐야 할 독립영화가 다가오고 있다. 16살에 중국에서 일본군 위안부가 되어 처절한 젊은날을 보내고 일본에 버려져 87살이 되도록 살면서 일본의 비양심과 싸워 온 송신도 할머니의 기록. 영화보다 훨씬 영화같은 일대기.
 
일본 전체를 향해 '나와라 짜식들아 쿨하게 한 번 붙어보자'며 일본 전국을 돌면서 진실을 외치고 10년 간 재판정에서 싸운 송신도 할머니의 기록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할머니에게 반한 일본의 시민단체와 670명 후원자가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만든 독립다큐영화이다. 26일 공식 개봉인데 23일 저녁 첫 선을 보인다.
 
관람을 희망하는 청취자들께서는 아름다운재단 홈페이지에 가셔서 신청하거나 전화 (02)730 ~1235 전화를 이용하시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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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2/20 [14:0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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