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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도 가고, YTN도 가고, 연합뉴스도 가고…'
[변상욱의 기자수첩] <연합>의 뜬금없는 '리만브라더스' 띄워주기, 혹시?
 
변상욱   기사입력  2008/10/30 [09:34]
 
29일 오전 주식시장 소식을 전한 연합뉴스의 오전 11시 발 증권뉴스.
 
'한국 증시는 글로벌 증시가 폭락세를 지속하던 27일 소폭 상승해 '나홀로 반등'에 성공한 데 이어 28일 선진국 증시의 폭락에도 불구하고 가장 먼저 반등에 나서 급등세로 전환함으로써 일본과 중국 증시의 동반 상승을 이끌어내는 데도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것은 선진국들의 금리인하 공조 움직임을 읽은 국내 정책당국의 파격적인 금리인하 단행과 저가 매수세 유입에 따른 현상으로 분석된다.'
 
한국 증시가 세계 증시를 살려내느라 선두에서 고군분투하고 있고 우리 재정기획을 담당하는 리먼브라더스 팀이 정책을 잘 썼다는 내용. 세계 증시를 구하는 세상의 중심 대한민국!?
 
그러나 오전에 7% 상승해 '사이드카'까지 발동된 코스피 주가는 다시 7% 떨어지다 오르다 결국 전날보다 30.19 포인트 떨어진 968.96으로 마감했다. 뭐이 어찌 돼 세계 증시를 구해내고 있다는 것인지.
 
그럼 오후엔 세계 증시를 파멸로 이끌었다고 쓸 것인가? 한국 증시는 아침엔 영웅이고 오후엔 역적인가? 글로벌 증시는 어제 중국을 제외한 거의 모두 폭등세였고 한국만 폭락하는 양상이었다.
 
곧바로 폭락하는 증시를 놓고 '세계 증시를 반등으로 이끌고 있고 그것이 적절한 정부 정책 덕택'이라는 아름다운 기사가 어떻게 나올 수 있는 것일까?
 
요즘 주식시장을 바라보는 민심은 네티즌이 올린 패러디 옛 시 한 수로 엿볼 수 있다.
 
수 나라 장군 우중문에게 주는 을지문덕 장군의 시 여수장우중문시(與隨將于仲文詩)를 패러디한 내용
 
神策究天文(신책구천문)
妙算窮地理(묘산궁지리)
戰勝功旣高(전승공기고)
知足願云止(지족원운지)

 
그대 신기한 책략은 하늘의 이치를 다했고, 오묘한 계략은 땅의 이치를 다했구나. 싸움에 이겨 이미 공이 높으니 바라건대 족함을 알고 그만 물러가길 바라노라
 
* 여장관강만수시(與長官姜萬洙詩)
 
神策究天換(신책구천환)
妙算窮地株(묘산궁지주)
長官危機高(장관위기고)
知足願云止(지족원운지)

 
그대의 신기한 책략은 환율의 꼭대기를 다했고, 오묘한 계획은 주가의 바닥을 다했노라. 장관에 앉아서 위기 이미 높으니, 만족함을 알고 그만두기를 바라노라.
 
民心은 이러한 데 어찌 이런 재정환율 정책 찬양 기사가 등장하는 것일까? 뜬금없는 정부정책 띄워주기 기사의 내력을 다른 관점에서 살펴 추측해 보자면 연합뉴스 최대 주주인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에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언론특보를 지낸 최규철 전 동아일보 논설주간이 내정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뉴스통신진흥회는 연합 주식을 31% 가진 최대 주주로 사장추천권, 예산·결산 승인과 경영감독권을 쥐고 있다. 혹시 연합뉴스 너마저….
 
김응용 야구감독식 유행어 'KBS도 가고, YTN도 가고, 연합뉴스도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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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10/30 [09:3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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