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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의 이른바 '이북 공무원들'
[도끼빗의 갈라치기] 민족 통일의 첩경은 냉전세력의 약화에서 시작한다
 
도끼빗   기사입력  2006/12/14 [02:44]
민노당 뿐이 아니라 여타 사회 곳곳의 진보 진영에 아직도 또아리 틀고 있는, 어제의 "주체사상파"의 후예들이 있다. 이들은 공공연히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경의와 동조를 표하며, 혹자들은 철딱서니 없이 북의 공작원들과 만나서 놀아나기도 하는 모양이다. 그러면서 그러한 자신들의 행동을 무슨 통일을 향한 통큰 단결이니 민족의 미래를 위해서 어쩌고 하는 수사들로 채우고 있다.
 
어처구니가 없다. 김일성은 커녕 68년 혁명조차 반동의 진영으로 되어버린 21세기, 밀려오는 현금이라는 새로운 조물주 앞에 인간성도 세계관도 모두 새롭게 거듭나는 이 21세기에 이따우 30년대에도 웃음을 자아냈을 법한 코민테른식 코미디를...실로 대단한 인간들이다.
 
나는 누구처럼 사상을 간단한 말장난과 개념 몇 개의 조작으로 논하려는 사람이 아니다. 사상은 삶이고 전투이고 인간이 숨쉬고 있는 증명이며 하늘과 땅에 대한 생명의 청구서이다. 어떤 믿음을 갖고 있든, 그 믿음에 준하는 삶의 방식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면, 그 믿음이 아무리 우스꽝스럽거나 혐오스러운 것이든 나는 감히 그 사상을 비웃을 생각은 없다.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라. 이런 수사를 휘두르는 자들이 과연 얼마나 "ㅌ ㄷ (타도 제국주의동맹 - 물론 나는 김일성과 그 집단도 그렇게 신비화된 방식으로 살았다고는 믿지 않는다)" 식으로 헌신적 혁명적으로 살고 있는지. 아니면 술집과 심지어 단란주점이나 전전하면서 패거리나 짓고 각종 진보 단체에 빌붙어 생계를 잇고 있는지. 사는 꼴은 한마디로 원조교제 일삼는 여중생조차 우습게 볼만큼 한심하면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혁명적 수사"만 남았다. (이는 말끝마다 "혁명적 노동 운동"을 내뱉으며 비슷하게 사는 피디 쪽 활동가들과 좋은 짝이 된다).
 
나는 이런 사람들은 사실 이북 공무원 (월급도 못 받으니 준공무원으로 해두자. 한결 더 한심하고 불쌍하다)이라고 본다. 간첩이라고 하기엔 별로 대단한 활동도 못하고 있으니까. 그런데 이번 민노당 사건에서 보여졌듯, 가끔 개중에는 간덩이가 부어 이북의 공작원과 만나서 누구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등의 흰수작을 부리는 자도 있는 모양이다. 이런 자들이 꼭 이럴 때만 되면 "진보 세력에 대한 대탄압"이니 "범민주 세력의 대동단결"로 맞서자고 설레발이를 친다.
 
이북 민중에 대한 우리의 애타는 마음과 사랑을 악용하여 어느 샌가 이북 정권에 대한 충성의 동원으로 바꾸려는 이런 자들은 용서할 수 없다. 만약 이북에서 나온 어떤 탈북자가 이북 민중과의 연대를 호소하면서 뉴라이트 나부랑이에 동조하라고 하면 용서할 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황장엽이나 장민호나 똑같이 우리 민족을 상잔으로 몰아넣고 몇 백년을 고쳐도 다 치유할 수 없는 괴로운 상처를 민족에게 안긴 냉전의 끝물 세력들에 불과하다.
 
이런 자들을 본다면 "대동단결"은 커녕 우선적으로 발본색원하여 국정원이건 경찰이건 신고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이북의 민중들은 남한 간첩이나 공작원을 발견하면 가까운 안전원에게 신고하는 것이 옳다. 민족 통일의 첩경은 남북한에 걸친 냉전 세력들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김정일에게 충성을 바친다고 했다면, 그 충성을 증명할 기회를 주는 것이 또 옳다고 생각한다.
 
나나 내 이웃이나 살기는 갈수록 팍팍해지는데, 도움을 주어야 할 이들이 엉뚱한 짓이나 하고 돌아다니는 것을 보니 오늘 피가 거꾸로 솟도록 화가 난다. 미디어몹에 "산하"라는 분이 오늘 쓴 글을 보니 실로 동감이다. 만나면 소주나 한잔 하고 싶은 밤이다. 썅.

그들의 심장에 칼을 꽂을 수도 있다
산하 | 2006-12-12 02:23
동아리 망년회를 갔는데.... 민주노동당 지구당 활동을 오래 했던 선배를 만나 진탕 싸웠습니다 ^^ 그리고.... 그 선배에게 얘기했죠. 내가 당적이 있는 한 당신들하고 싸울 거고, 버린 뒤엔 무관심해질 거고, 당신들이 집권할 위기(?)라면 차라리 한나라당을 찍겠다고..... 그 싸움의 일환으로 당게에 끼적끼적 올렸습니다. 요즘 제가 할 수 있는 진보적 행동의 최대치가 민주노동당 내 '주사파'들을 공격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런지......제 생각에도 독기가 서려지는군요. 어쩔 수 없겠습니다.....

겉으로는 '애국'을 외치고 민족을 주장하지만 속내로는 주체사상을 신앙화하고 있는 이들에게 뭐라고든 비판의 날을 세울라치면 으레 튀어나오는 몇 가지 단어와 숙어가 있다. "미제의 스파이"라고 몰아부치는 건 박헌영 이후로 유구한 전통과 수많은 희생자를 낸 전매특허이고, "이적행위"라고 악을 쓰는 한편으로 "통크게 단결하자" 부르짖으며 어색한 어깨동무를 강요하는 것 또한 다년간 사용해 온 방법이다. 거기에 하나 더 추가한다면 역시 "동지의 등에 칼을 꽂지 마라"는 것이다.
 
누구의 등에 대고 총을 쏘는 것은 죽음이 난무했던 미국 서부 개척 시대에도 금기시되었던 일, 하물며 동지라 자칭하는 이의 등에 칼을 꽂는 짓이야 당연히 도덕적으로든 인간적으로든 못할 짓이 아닐 수 없으리라. 하지만 총은 커녕, 칼은 고사하고 밥먹던 젓가락으로 책상 두들기며 면전에서 얘기한 것 뿐인데 애먼 사람 등 뒤에 칼 꽂았다고 우겨 대는 건 자해공갈단이나 하는 짓이다. 그리고 그 자해공갈은 공공연하고도 시끄럽게 민주노동당을 유령처럼 떠돌아다니고 있다.
 
나는 현재 '간첩' 혐의로 잡혀간 전 중앙위원과 당직자들이 국정원의 '조작'과 왕년에 많이 써먹었던 '가혹행위'로 인한 '조직표'의 희생양이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더더군다나 아울러 나는 그들의 행적에 한 점 의혹이 없기를, '집권'을 꿈꾸는 대한민국 원내 정당의 조직원으로서 당원 정보를 다른 나라의 '정보일꾼'에게 넘기는 짓 따위는 애초에 없었기를 더욱 처절하게 희망한다. 그리고 그들이 만약 그런 일을 했다면 나는 그들의 등 따위가 아니라 그 심장에 칼을 꽂을 것이다.
 
"우리 민족끼리 만난 것이 뭐가 죄가 되느냐?"는 설익은 풋사과 같은 질문에 나는 이렇게 반문한다. "북한의 노동당 당료가 북경의 국정원 요원을 만나서 노동당 당원 정보를 송두리째 넘겼다면" 그 역시 우리 민족끼리 만남으로 미화할 수 있겠는가? 만약 고개를 끄덕이는 자 있다면 황장엽에게 경의를 표하라. 그리고 국정원이 현재 북한에 침투시킨 정보원들에게도 성금이라도 모아 보탤 일이다. 동의하는가? 동의하지 않은 채 여전히 "우리 민족끼리"를 부르짖는 자는 민족이라는 아름답지만 허망한 미명 하에 스스로의 당파성을 숨기고 있는 셈이다. 그 당파성은 주지하다시피 민주노동당의 것이 아니다.
 
당은 체포된 당원들의 무죄를 입증하려는 노력의 한편으로, '사실관계'를 분명히 조사하고 파악하여야 한다. 북경에서 만난 북한 사람과 술이나 한 잔 하고 헤어진 것인지, 그리고 민주노동당 당직자 수백명의 인적 정보가 북한 정보 기관의 손에 고스란히 전해진 것이 맞는지, 그들의 인적 커넥션이 존재했는지 아니면 몽땅 국정원의 소설가들의 창작인지를 밝혀야 한다. 그 사실 규명의 노력 없이, 모든 책임을 국정원에 떠넘긴다면 당이 표를 따내야 할 이 나라 유권자들에게 무슨 면목으로 설 것인가. 머리띠 두르고 밥 굶고 1인시위라도 하고 시위나 조직하면, 그래서 '투쟁의 현장'에 서면 만사가 해결되고 만인이 따라오는가? "나로부터 결사하면" 일이 끝나게 되는가?
 
그들의 무죄를 입증하고, 국정원의 포악함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당은 즉시 내부적으로 조사를 벌여야 한다. 만약 북한 정권을 따르는 이들이 그 정권의 지시로 당내 정보를 유출시켰다면 가장 흥분해야 할 것은 국정원이 아니지 않은가. 그들에게 살뜰하게 보고한 댓가로 얼뜨기 그지없게도 아무개가 대표로 가장 무난하다는 하회까지 받아 온다면 그들의 해당 행위에 가장 분노해야 할 주체는 검찰 당국이 아니지 않은가. 그것은 민주노동당의 문제이고 그를 지지하는 수만 당원들의 문제라는 것을 왜 굳이 숨기려 하는가.
 
그들을 옹호하고 비판하기에 앞서서 먼저 사실을 확인하라. 우리 민족끼리 만나서 술 한 잔 하고 "반갑습니다" 노래방에서 노래 부른 것을 뭐라 하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만약 그 정도를 가지고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 구성원 접촉과 고무찬양을 뒤집어 씌웠다면, 아무리 종북주의자들을 전두환처럼 미워하는 나일망정, 그들의 석방을 위한 당의 투쟁에 지지를 보낼 것이다. 옹호와 비판에 앞서서 문제는 팩트다. 그 팩트조차 확인하기를 거부한 채 "무조건 국정원이 잘못이에요"라고 부르짖는 것은 똑똑한 모르모트도 한다. 그리고 그 팩트 확인을 거부한 채 그 팩트 확인을 요구하는 이들에게 "동지의 등에 칼을 꽂는다"고 비판하는 짓 따위는 유치원에서도 하지 않는다.
 
사실을 확인해 달라. 지금 감옥에 있는 이들이 당직자 정보를 북한에 전달한 것이 사실인가. 당내의 잡다한 정보들이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전달된 것은 사실인가. 만약에 그렇다면 그들은 해당행위자이고 그 등이 아니라 심장에 비판의 칼이 꽂혀야 한다.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라 하더라도 민주노동당 당직자들의 일목요연한 정보를 국정원에 보고하는 작자가 있었다면 그에 대한 처우가 어떠하였겠는가?
 
동지의 등에 칼을 꽂는다고 비판하기 전에 그 동지가 한 행동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명확하게 밝혀 주는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그 책임감을 기대한다. 내가 지지한다고 생각하는 진보정당 민주노동당 당직자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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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12/14 [02:4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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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친이반 2006/12/14 [18:23] 수정 | 삭제
  • 제발 걔네들이 안했길 빈다. 아무리 철이 없기로 그런 짓거리를 했겠는가?
    하지만 확인이 필요한건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국정원장이 수사도 끝나기 전에 "간첩단"운운한 것은 짜증나는 짓거리다. 그건 검찰이 기소할 때 하는 일 아닌가?
    이런 틈을 타 지랄떠는 조중동의 짓거리 참 한심하다. 아니 이제 이런 말 하는 것도 귀찮다.
    하지만 검찰 수사를 탓하기 전에 민노당은 주사파 이놈들 제거해야 한다. 민노당이 사는 길이다.
    충고 하나 하자면
    설득하려 들지 마라!!
    그냥 마타도어로 두들겨 패서 몰아내는게 상수다.
  • neung1an 2006/12/14 [12:35] 수정 | 삭제
  • 사실을 알구 있으되...
    사실을 확인해줄 수 없는 거겠죠...

    왜냐하면...
    사실확인을 이토록 오랫동안 망설인다는 건...
    이미 사실을 알구 있구...
    그 사실이 확인해줄 수 없는 사실이란 결론을 얻었기 때문이겠죠...

    사실을 모르구 있다면...
    사실확인의 노력을 할 터인데요...
    사실확인의 노력을 않구 있는 걸 보면요...
    이미 사실을 쟤네들이 알구 있다는 거겠죠...
    '난 알구 있지! 그러나 말해줄 순 없지!'라구 하구 있는 걸 보면요... ^^